△총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학내외에서 신임 총장님의 발전기금 모금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한 일간지에는 4천억원을 모금하겠다고 밝히신 것으로 보도됐는데 목표로 하고 있는 모금 액수는 얼마나 됩니까.

- 일간지에 4천억원을 모금하겠다고 보도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현재 본교가 필요로 하는 기금은 3천억원 선이다. 교내 적립금과 정부지원금을 감안하면 적어도 2천억 원은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금액은 외부 연구기금이나 정부 지원금을 제외한 교우나 기업으로부터 모금하는 것만 산정한 것이다.

 
△단기간에 기금을 모으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 계획이십니까.

- 돈 모으는 거야 손 만 내밀면 되는 것 아닌가?(웃음) 손 내밀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가 졸업생에게 모금하는 것이다. 졸업생들에게 모교가 잘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학교가 잘 된다는 것은 입학생의 질, 졸업생의 취업률, 각종 시험의 합격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런 가시적인 학교의 발전을 졸업생들에게 보여준다면 흔쾌히 기부금을 낼 것이다.
두번째는 기업으로부터 모금이다. 내가 경영대 교수이고 금융기관의 일을 잘 알기 때문에 모금 네트워크가 잘 마련돼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러나 기업 모금에도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기업과 관계가 좋아야 한다. 이는 기업이 원하는 졸업생의 배출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선 교육 프로그램이 기업의 요구에 맞춰서 변해야 한다. 더 이상 대학 교육이 실무와 거리가 멀다는 기업들의 불평을 듣지 않도록 고객 만족 교과목이 개설돼야 할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기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러나 요새 기업들은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고 사외이사제도가 생겨서 명분 없이는 돈을 주지 않는다. 산학 협동을 통해 대학의 인적 자원 등을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손 내밀기에도 명분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어떤 모습의 개교 1백주년을 구상하고 계십니까.

- 본교는 1996년부터 1백주년 기념사업을 준비해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준비가 미흡하다. 1백주년이 이제 2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강력하게 1백주년 사업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1백주년 기념사업은 그저 새 건물만 올리는 것은 아니다. 본교가 세계 1백대 대학에 진입하는 것이 기본 목표라고 생각할 때 오는 2010년에 세계 1백대 대학이 되는 토대를 완성하는 것이 1백주년 기념사업의 최고 목표이다. 건물이 많다고 세계 1백대 대학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따라서 시스템의 변화가 필요하다. 학교 영어 강의 30%는 그러한 시스템 변화의 일환으로 제시한 것이다. 국제화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본교에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1백주년 기념사업이다.
그 외 가시적인 것으로는 백주년 기념관과 그 안에 세워질 디지털 라이브러리, 그리고 지금 대강당 자리에 세울 종합강의동의 완공이 있다. 
또한 백주년에 발맞춰 서창캠퍼스에는 종합교육관과 현재 신봉초등학교 부지를 매입해 학생복지관을 세울 것이다.
이공계 캠퍼스에는 중앙광장과 같은 이공계 광장을 만들 예정이다. 1백주년의 이벤트로 북한 학자들과 함께 하는 국제 학술 세미나를 계획중이다. 그러나 일회성 이벤트는 지양하고 지속적으로 본교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는 학술 행사가 되도록 할 것이다.

 
△본교 국제화의 일환으로 영어 공용화를 표방하셨습니다. 어떤 식으로 본교 내 영어 공용화를 전개해 나갈 생각이십니까.

- 현재 본교에서 180여 개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전체 강의의 약 10%정도에 해당한다. 앞으로 매년 60명씩 4년 동안 240여 명의 교수를 새로 임용할 계획이다. 신임교수는 영어 강의가 가능해야 한다. 기존의 교수님이 영어로 하기 싫으면 안해도 된다. 신임 교수의 영어 강의 증가로 자연스럽게 본교의 영어 강의가 늘어나게 된다. 이를 통해 본교 내 영어강의의 비율을 전체의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승주 전 총장서리께서는 등록금 인상 걱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올해 등록금이 6.95% 인상돼 이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 분명 6.95%라는 인상률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등록금 인상의 문제는 학생과 학교가 잘 상의해서 결정해 나아갈 문제이다. 앞으로는 등록금이 6% 오르면 장학금을 10% 올리는 식의 타협적인 방법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다.

 
△내년과 내후년에도 등록금이 인상된다는 뜻입니까?

- 내년과 내후년에도 많은 수의 교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물론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등록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다른 대학 수준과 사회의 상황을 봐가며 무리없이 등록금 인상폭을 조정하는 것이다.

 
△본교 자연계열의 발전 방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 본교 역시 자연계열이 낙후됐다는 지적이 많아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문제는 바로 재원이다. 대학 본부에 재원이 조성되면 자연계열에 우선적으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학교 재정을 운용할 것이다. 외국인 교수나 대학원 기숙사를 짓는데 이 대학원 기숙사에 들어가는 학생들은 이공계 학생들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사안인 이공계 교수 확충을 서두를 것이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에 따라 서창 캠퍼스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창 캠퍼스 발전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 일단 조금 전에 말했던 종합교육관과 학생복지관 완공이 서창캠퍼스 발전의 큰 축이다. 또 현재 공사중인 호연학사가 완공되면 약 2천명, 전체 서창캠퍼스 학생 35%정도를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1학년생들을 중심으로 기숙사의 Living Program을 마련해 영어 강의를 많이 들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나와 의지가 맞는 부총장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새로운 총장 선출안에 따라 선임되셨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새로운 총장 선출안 역시 직원과 학생의 참여의 폭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되기도 합니다.

- 현재 총장 선출에 직원이나 참여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내가 보기엔 본교의 총장 선출 제도는 국내에서 가장 민주적이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사회에 나가면 본교생들의 지명도가 높고 기업 선호도도 상당히 높다. 그러나 그것은 국내에 한정된 것이다. 나는 국제적으로도 본교생 혹은 졸업생들이 그러한 평판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따라서 제일 공부하기 힘든 학교, 제일 졸업하기 힘든 학교를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학생들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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