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좋은 봄날이면 학생들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한다는 본교 김선택(법과대 법학과)교수.

▲ 김선택(법과대 법학과)교수/ 사진=정회은 기자


김 교수를 찾아간 날, 우연하게도 김 교수를 찾아온 김미정(법과대 법학03)씨와 자리를 함께하게됐다. 신입생 때부터 김 교수와 친분을 쌓아온 김 씨는 기자에게 “수업시간에 강의내용 외에도 정치적 사안이나 선배로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다”며 “소통문제 때문이라면 김선택 교수님을 잘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와 학생간의 소통문제에 대해서
-구성원간의 활발한 의사소통은 공동체의 생명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선 소통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의 개념정립이 제대로 잡히지 않은 것 같다. 교육기관을 보통교육기관과 고등교육기관으로 분류하곤 한다. 보통교육기관의 기능이 '지식의 전달'에서 그친다면 고등교육기관은 지식을 ‘재생산’하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다. 대학은 분명 고등교육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대학들은 보통교육기관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대학에선 교수와 학생이 함께 주체가 돼서 수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대학 구성원의 일부인 학생은 절대로 객체가 아니다.

△ 하지만 학생들에겐 교수와의 소통이 말처럼 쉽지 않다
-우선 소통의 ‘계기’가 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하는 식사 도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단발성 이벤트를 마련해 서로 안면도 익히는 첫 번째 계기를 제공한다면 학생들이 느끼는 거리를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것이고 학생이 교수를 찾아가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하지만 소통을 위해 학생들이 해야 할 일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학생들이 교수와 학술적인 대화를 나누는 게 가능하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학생인 시절엔 교수님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웠다. 하지만 나의 경우, 교수님들과 친했다. 당시, 논문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 생긴 의문점에 대해서 교수님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곤 했다. 대학은 학문공동체다. 학술적 교류가 선행되면 자연스럽게 인간적 교류가 오가는 것 아니겠나. 하지만 우리 사회는 거꾸로다. 인간적 교류를 우선시하기 때문에 소통이 겉도는 것이다. 교수는 학문을 가르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학생의 개인적인 상담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그 이상은 전문적인 상담가가 맡는 것이 옳다. 교수와 학생 간에는 ‘학문’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필요하다.

교수는 자신의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이자 동일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서 학생과 이해관계가 같다. 나이가 좀 더 많은 학생과 어린 학생간의 만남일 뿐이다. 둘 다 학문이 본업인 사람들인데 할 말이 왜 없겠나. 소통은 같은 주제를 가진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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