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따뜻한 방에 엎드려 있는 것이 지겨운 당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지만 마음뿐인 당신에게 하루면 충분한 여행 코스를 추천한다. 항상 같은 데이트 코스에 질렸거나 친구들과 같은 장소에서 노는 것에 질린 당신, 혹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당신에게도 해당된다. 준비물은 하루의 시간과 약간의 돈, 그리고 설렘.

갈매기와 함께, 석모도로 떠나자

 
빌딩숲으로 빽빽한 도시와 소음, 매연에 질렸다면 보기만 해도 가슴이 확 트이는 바다로 가자. 겨울은 일몰이 더 아름다운 계절. 올 겨울 서해 낙조로 유명한 석모도로 가보는 건 어떨까.

 석모도는 인천 강화군 삼산면에 딸린 섬으로, 강화도 외포항 서쪽 1.5㎞ 거리에 있다. 작은 규모의 섬이지만 갯벌과 포구, 절, 산 등이 고루 있어 볼거리가 많고, 영화 시월애와 취화선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신촌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2시간 정도 가면 외포리에 도착한다. 도착함과 동시에 서해바다의 짠 냄새가 코를 찌른다. 선착장으로 향하면 젓갈시장과 탁 트인 바다가 반긴다. 석포리(석모도)로 향하는 카페리호에 올라타면 배가 출발하자마자 주위로 몰려오는 갈매기들을 만날 수 있다. 갈매기들은 새우깡을 숙련된 실력으로 받아먹고 손에 있는 것을 채 가기도 하는데, 사람들이 석모도를 찾게 하는 하나의 재미다.

바위에 동전을 붙이며 ‘2008년엔 이뤄지길...’

 선착장에서 보문사행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보문사 앞에서 하차, 매표소에서 입장권(2000원)을 끊고 200m가량 걸어가면 보문사에 도착한다. 국내에서 유일한 자연 석실불당은 바다에서 건져 올린 부처를 모셨다고 해 불교인들의 발길이 잦다. 석실불당 바로 앞에 있는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 3일간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보문사의 가장 큰 볼거리는 눈썹바위다. 눈썹바위로 향하는 418개의 계단을 오르다보면 커다란 바위 표면에 붙어 있는 동전들을 볼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갖가지 염원이다. 바위 위에 자리 잡은 동자승 인형의 책상 위엔 공부 잘되게 해달라며 얹었을 동전들로 가득하다.

  계단 끝에는 눈썹바위와 바위벽에 10미터 높이로 조각된 마애불상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이곳에서 보는 서해바다의 낙조는 강화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장관’이다. 강렬한 불덩이가 바닷속으로 빠지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그 후 남는 바다 위 붉은 잔영은 마음속에 긴 여운을 남긴다. 일몰은 민머루 해수욕장에서 보는 것도 일품이다. 개펄 위를 은은하게 적시는 노을은 가히 환상적이다. 

■■ 찾아가는 길 | 신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외포리행 버스(주말 30분, 평일 1시간 간격. 소요시간 2시간. 4300원) ->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포리행 카페리호(주말 수시운행, 주중 30분 간격. 오전7시~오후7시30분까지 운행. 소요시간 10분. 왕복 1600원) -> 보문사행 마을버스(30분 간격. 소요시간 15분. 1000원) 돌아올 땐 외포리 -> 신촌 막차가 6시 55분에 있으니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 관련 웹사이트 | 석모도넷 http://www.sukmodo.net 한국관광공사 http://www.visitkorea.or.kr ■■ 주변 먹거리 | 석포리 선착장과 보문사 입구에 식당이 있다. ■■ 주변 볼거리 | 민머루 해수욕장, 장구너머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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