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원주캠퍼스에는 패키징(packaging)이라고 하여 명칭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이색 학과가 있다. 패키징학과는 우리나라에 고작 4곳뿐이고, 전문대를 제외하면 연세대학교가 국내 최초로 2002년도에 도입하여 신설한 특성화된 학과이다. 현재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인 본교 식품생명공학과 89학번 박수일 교우를 만났다.

△패키징이란 어떤 학문이며, 패키징학과에서는 주로 어떤 것을 배우게 되나요?
패키징이란 일반 사람들에게 매우 생소한 단어라고 할 수 있지요. 쉽게 설명하자면 포 장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히 포장을 한다고 하면 포장디자인 정도로 생각하더라고 요. 하지만 패키징은 제품을 안전하게 보관하며 편리성을 제공하고 동시에 소비자들의 구 매 욕구를 충족시켜 소비를 유도하는 등 실생활과 아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는 학문 을 말합니다.

또한 패키징학과에서는 유통합리화를 위한 포장물류 개선, 포장 폐기물 환경 문제 고려,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포장형태 개발 등 포장산업의 전반적인 모든 분야에 관심을 두 고 우수한 산업인력 육성 및 학계의 인력 배출을 위한 내실 있는 학문을 배우게 됩니다.

△본교 식품생명공학과를 졸업하셨는데 어떻게 해서 패키징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대학교 3학년 때 제대를 한 후 복학해서 장래에 대하여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공수업 중에 ‘식품포장공학’ 이란 과목을 들었는데, 실용적이고 복합 응용적 이라는 점이 매력적 으로 다가와 그때부터 관련된 분들을 찾아다니며 전문성과 가능성을 타진 해 보기 시작 했습니다. 이후 대학교 4학년 때 미국 여행을 하면서 여러 방향을 모색해본 뒤, 관심분야 인 패키징으로 유명한 미국의 주립대학인 클래슨 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마쳤습니 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국내 기업인 풀무원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기도 했고요.

△당시 유학생활은 어떠셨나요?
사실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 기숙사 방도 제대로 배정 받지 못했지만, 나중엔 세계 각국의 여러 친구들도 만나고 서로 경쟁하면서 오히려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힘든 점도 있었지만 좋은 점이 훨씬 많았던 것 같아요.

△국내 패키징학은 수요가 어느 정도이며, 외국과 비교 했을 때 무엇이 다른가요?
패키징이란 학문은 국민소득이 높을수록 사회적 수요도 증가 한다고 보면 됩니다. 외국은 매우 활성화 돼있고 취업도 잘되는 편이죠. 우리나라는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기업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졸업 시 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관한 질문을 좀 드리려고 하는데요, 당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당시에는 장학금을 매번 받았고 꾸준히 받고 싶었기 때문에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아 요.(웃음) 사실 그때는 투쟁 때문에 수업 일수가 한 달도 채 안되어서 동기들과 어울려 주로 술을 마셨던것 같아요. 학교 잔디밭에서 마시다가 다른 잔디로 이동하면서 마셨 기 때문에 술집이 따로 필요 없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교수님께서 고대 출신임을 안 연세대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그게…어떻게 알았는지 다 알고 있더라고요. 저 말고도 연세대에 고려대를 졸업하시고 재 직중인 교수님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어요.

△최근에 학교를 방문 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작년 겨울이랑 이번 달 초에 두 번 다녀왔어요. 두 번다 학과 교우회 행사였는데, 학교가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건물도 많이 들어서고 정리도 잘 돼있고. 워낙 많이 바뀌어서 예전과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 같아요.

△만약, 고연전 행사에 오신다면 어느 학교를 응원 하실 건가요?
연세대 학생들에게도 몇 번 들어 본 질문인데요. 물론 고대를 응원해야죠. 아직도 ‘고연 전’ 이란 단어가 더 익숙한 걸요.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 어느 순간에는 ‘연고전’이라 고 말하게 되는 순간이 오겠죠? 워낙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래도 책상에는 컴퓨터 메인 화면도 그렇고 고려대 로고가 박힌 시계도 걸어 놓고 있답니다. (웃음)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학풍이라고 말하면 뭔가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는데, 학교 차이 라기 보다는 세대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고대 학생들은 여전히 동기애나 선후배 관계를 중요시 여기는 것 같아요. 얼마 전 학교에 가서도 그런 끈끈한 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요.

△미개척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어떠한 경우라도 자존감을 잃지 않았으면 해요.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르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한 단계 한 단계 오를 때마다 저만의 롤모델(role model)을 만들었어요. 확실하 지 않은 일 일수록 몰입하기가 힘들거든요. 존경 할 만한 인물을 만들어서 자신에게 자존 감을 심어주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을 것 같아요.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갖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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