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맥은 그림을 그린다는 뜻의 ‘그린’과 줄기의 ‘맥’이 합쳐진 말이에요. 즉 ‘그림을 계속 이어간다’는 뜻이죠. 본교 세종캠퍼스의 유일한 종합미술 동아리로 유화, 벽화, 바닥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린맥 회장 김창용 씨            (사진= 김민혜 기자)
세종캠퍼스(이하 세종) 학생회관 303호에 위치한 그린맥은 지난 1987년 9월 창립돼 올해로 21년째 맥을 이어가는 민중미술 동아리다. 민중미술은 민족분단이나 외세종속 등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1980년대에 일어난 문화적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발전했다. 그린맥 회장인 김창용(경상대 경영05)씨는 이러한 민중미술의 시작은 현실에 대한 저항정신이라고 말한다.

“민중미술의 시초가 저항정신의 발현이라는 점에서 힙합이나 그라피티와 비슷해요. 동아리가 생길 당시 1980년대에는 학생운동이 많아 민주화를 주제로 한 쟁취적이고 풍자적인 그림을 주로 그렸죠.”

그린맥이 추구하는 예술에 대해 그는 동아리 입구를 가리키며 “하얀 한복을 입고 탈춤을 추며 그림을 그리는 모습, 그것이 민중미술패 그린맥”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요즘은 민중미술보다 자신이 선호하는 그림을 그리며, 여러 장르를 종합하는 종합미술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춤의 모습을 표현한 출입구에 그린 작품은 멋있지만 부담스러울 때도 있어요. 아무래도 민중예술이라 하면 운동권이라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죠. 예전엔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 요즘은 미술활동에 영향을 주기도 해요. 물론 저항미술의 정신을 아주 잊은 것은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의 그린맥은 신나게 그림 그리는 종합미술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린맥은 매년 초 동아리방 벽화, 각 단과대 건물 및 도서관 주위에 바닥화를 그리거나 보수하며, 정기 전시회를 매 학기 두 차례 여는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종학술정보원 앞에 그려진 12간지 작품과 호랑이, 학술정보원 구내식당에 그려진 농구 경기 장면의 벽화, 그리고 경상관 앞 계단에 그려진 그림들이 그린맥이 펼친 작품들이다. 김씨는 이러한 벽화들을 바라보며 야외의 대형그림 작업에 대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캠퍼스 주위에 벽화나 바닥화를 그리다 보면 옷이 금세 더러워지는 경우가 빈번해요. 작업을 하는 도중에 비라도 오면 빗물이 마를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하죠. 한 작품을 완성할 때 보통 3~5일 정도, 길면 일주일 정도 걸려요. 가장 오래 걸린 그림은 학술정보원 앞의 12간지 그림인데 작품도 크고 색깔도 다양해서 그리는데 시간이 적잖게 걸렸습니다. 그래도 그림을 보고 동아리에 가입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아요.”

“그림은 붓질을 얼마나 하기에 따라 기교가 달라져요. 노력 없이 예술이 나노는 게 아니에요. 일단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마지막으로 김 씨는 학생들에게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라고 덧붙였다. “많은 신입생들이 공부한답시고 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아요. 인생의 폭을 좁힌 채로 달려가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만 시야를 넓혀 여유롭게 살아가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