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곽동혁 기자)
“시간제한이 없어서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지금이 좋은데…(웃음)”

다시 교수시절로 돌아가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조성호(이과대 물리학과)교수는 오히려 연구시간이 충분한 지금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조 교수는 지난 2001년 본교를 퇴임하고 명예교수로 추대됐으며, 지금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박준택) 에서 명예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교 자연계 캠퍼스에 위치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조 교수의 연구실엔 책장 가득 그가 쓴 논문이 빼곡하다. 연구와 논문을 쓰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는 천상 학자다. 그가 쓴 관련논문도 250편이나 된다.

조 교수는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50여년간 자기공명 전공연구를 계속해왔다. 1958년 4학년 시절에는 졸업논문으로 3명의 동기들과 함께 국내 최초의 핵 자기공명 장치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그때 재료를 구하려고 청계천과 영등포를 며칠 동안 뒤지고 다녔지…”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의 공로로 2008년 자기공명 50주년 학술발표회에 초대돼 강연을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국과학 기술 한림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청소년 과학영재 사사(師事) 사업’에 물리학 분야 멘토로 참여해 중학교 1학년 김형준 학생을 지도하기도 했다.

학문에 빠져있는 조 교수는 물리학에 대한 사랑만큼 제자들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그는 본교에 재직한 30년 동안 지도한 석사 60명과 박사 21명 학생들의 논문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이 중엔 현재 본교재직 중인 이윤희(이과대 물리학과)교수와 윤태현(이과대 물리학과)교수도 있다. 이윤희 교수는 “군사부 일체'라는 말이 있지요. 지켜야할 규율을 몸소 준수하심으로써 자연스레 권위를 보여주셨고, 강단에선 스승으로서 가르침에 소홀함이 없으셨어요”라며 “제자를 대할때는 인간에 대한 예의와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품고 계신 분이었어요"라고 당시의 조 교수를 떠올렸다.

남은 세월 하루하루가 덤이라고 생각한다는 조 교수는 앞으로 힘이 될 때까지 논문을 쓰는 것이 소망이다. 조 교수는 인터뷰를 마치며 “물리학하면 무조건 어렵게 여기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스티븐호킹 박사가 쓴 <시간의 역사>를 읽어보길 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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