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운전면허취득제도는 자동차운전전문학원 위주로 설계됐다. 관련 전문가들은 ‘대규모 전문학원 제도’가 우리나라 운전면허 취득 방식에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했다고 말한다. 그 중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비용 상승 △비공정성 △안정성 결여 등을 꼽는다.

현행법 상 전문학원은 대규모의 장내기능코스를 마련해야해 전문학원을 설치하는데 초기 비용이 과도하고, 유지비도 많이 든다. 때문에 전문학원 입장에선 운영을 위해서 어느 수준 이상의 수강료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국내 신규면허취득자의 수가 2001년 1백22만3779명에서 2006년 55만4055명으로 거의 절반가량 줄어들었지만 전문학원의 숫자는 2001년 473개에서 2006년 471개로 큰 차이가 없다. 운전면허를 취득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점점 줄어드는데 공급은 그대로다보니, 수강료를 낮출 수 없다는 것이 학원 측의 입장이다.   
나라별 시간당 운전면허 취득 비용을 비교해보면 △한국 2만6398원 △일본 8만9112원 △독일 7만9800원 △미국 3만5350원 △중국 1만3288원으로 우리나라가 비싼 편에 속한다고 말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운전면허 취득비용이 모두 학원비인 것에 반해 다른 나라는 개인적인 연습 중 소요된 비용 등도 포함돼 있다. 녹색교통정책연구소 정강 연구소장은 “우리나라는 연습면허 취득 후 3일이라는 짧은 시간 후에 도로주행시험을 볼 수 있지만, 다른 나라는 최소 3개월에서 2년의 연습기간을 거쳐야 시험을 칠 수 있다”며 “이 기간 동안 사용한 비용도 운전면허 취득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학원비와 동등하게 비교될 수 없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전문학원은 면허 취득의 공정성 부분에서 지적을 받는다. 엄밀히 말해 전문학원은 면허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닌 전문학원 과정의 검정을 수료해 수료증을 받고, 수료증 취득 후엔 면허시험에서 면제돼 면허증을 딸 수 있다. 때문에 이 과정에서 민간업체인 학원의 자의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전문학원이 학원의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공공연히 시험을 봐주는 현상이 성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공공연한 봐주기’는 교통안전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현실로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전문학원 제도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전국자동차운전전문학원연합회 안주석 정책연구소장은 “전문학원 제도가 수십년간 이어진 상황에서 전문학원 제도에 근본적인 문제를 두기보다 면허취득 자격기준을 높이는 식의 개선이 더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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