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지영 기자)
“윤상씨 음악 들으면서 작곡에 관심 갖게 됐어요”
본교 안산병원에서 인턴활동을 하고 있는 졸업생 박성준(의과대 의학02)씨는 의사 이외에 작곡가라는 직업이 하나 더 있다. 작곡가일 때 그의 이름은 ‘박성준’이 아닌 ‘DP’다. 그는 “DP는 소속된 기획사의 모토인 △sweet △deep △melody 중 deep에서 따온 약자에요. 기획사의 말로는 제가 ‘deep’의 이미지를 담당하고 있대요”라며 웃었다.

그의 작곡경력은 1년의 의사생활보다 길다. 습작까지 합치면 그가 어릴 때부터 작업한 음악은 200여곡 정도. 이 중 세상의 빛을 본 곡은 총 12곡이다. 게다가 이번 달엔 신인가수 ‘하늘해’와 작업한 DP 싱글앨범 1집 <12월,겨울,바다>와 2집 <로맨티스트>가 발매된다. “윤상이나 토이같이 정교하고 감성적인 음악들이 제가 지향하는 곡이죠”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은 실제로 대부분 섬세하고 감성적이다.

중 2때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살롱’을 챙겨들을 만큼 가수 윤상을 좋아했다는 그는 윤상 음악을 들으며 ‘이 부분은 이렇게 하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좋아하는 가수의 곡에 반기를 들기 시작한게 제 작곡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죠”라며 웃었다.

사운드 카드가 나오기 시작한 고 2때부터 컴퓨터로 곡 작업을 하기 시작한 그의 음악사랑은 대학생활 때까지 계속됐다. 의대노래패 동아리 ‘맥박’에서 활동하며 작곡도 많이 했고, 의예과 시절에는 4~5개의 과외로 번 돈을 모두 작업도구 사는데 사용해 부모님께 꾸중을 듣기도 했다. “사실 이전에는 부모님은 제가 하고 싶어하는 일에 대해서 별로 간섭 하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돈을 잔뜩 쏟아붓고 집에 작업도구들을 계속 들여놓기 시작하니까 그제야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그의 작곡에 대한 열정은 부모님 꾸중에도 그치지 않았다. 본과 2학년이던 지난 2005년엔 본교 100주년 기념가 공모전에서 <The new century of KU>로 금상을 수상했고, 2006년에는 PS3용 게임 <레이덕스> 음악작업을 의뢰받기도 했다. 그의 첫 싱글 앨범이 발매된 것도 그 때였다. 그는 지난 2006년 10월 전곡의 △작사 △작곡 △프로듀스를 모두 맡은 ‘The Rewind’ 1집 싱글을 발매했다. 대학시절 동기 김민정(의과대 의학02)씨는 “공부하기도 쉽지 않은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까지 함께 해내는 모습에 동기들이 부러워했다”며 학창시절 그를 떠올렸다. 학창시절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했다는 그는 “대학생들은 ‘그때 그거 해보고 싶었는데’라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한번쯤 과감히 도전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인턴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는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허밍으로 핸드폰에 노래를 녹음해둔다. 그가 작곡에 전념하는 것은 주로 일과가 끝난 밤 시간. 그 때가 그가 오롯이 혼자되는 시간이라는게 그의 설명이다.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작곡해둔 곡들은 주로 쉬는 날에 작업실에서 완성한다.

앞으로 어떤 곡을 써보고 싶냐는 물음에 “아이돌 가수들 노래 작곡?”이라고 말하며 웃던 그는 “앞으로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음악에 도전해보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조규찬의 ‘Single note’라는 곡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음으로 되어 있는데 정말 인상깊었어요”라며 “발표예정인 ‘로맨티스트’라는 곡은 제 첫 실험작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매일매일 새로운 모습을 향해가는 그의 욕심과 열정만큼 발매되는 앨범도 멋지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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