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지선 기자)
정부는 물 관리 정책방향을 댐 건설 등 공급 확충에서 물 절약을 추구하는 ‘수요관리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에 2000년 '물 절약 종합대책'을 수립해 △절수기기 설치 확대 △노후 수도관 교체 △물 절약 교육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본교는 물 절약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봤다.
 
본교, 물 얼마나 쓰나?
본교 △인문계 캠퍼스 △자연계 캠퍼스 △녹지 캠퍼스의 수도 요금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1999년 5억 394만원, 2007년 10억2526만원 가량을 지불해 9년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08년에는 11월 기준 9억 1625만원을 납부한 상태며, 현재 추세로 봤을 때 올해 역시 예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많은 수준이 예상된다.

수도 요금의 증가 추이에 비교했을 때 수도 사용량의 증가폭은 큰 편이 아니다. 수도 사용량의 경우 1999년 △인문·사회 캠퍼스 41만8954톤 △자연계 캠퍼스 27만3606톤에서 2007년 △인문·사회 캠퍼스 50만1906톤 △자연계 캠퍼스 30만8338톤으로 증가했다. 본교 시설부 직원 이제호 씨는 “10년 동안 교내 신축건물이 늘어나 수도 사용량이 증가한 측면이 있지만 이 정도면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며 “수도세 자체가 과거에 비해 높아진 게 근본적 이유”라고 설명했다.

서울 상수도사업본부 측에 따르면, 상수도는 2001년 요금과 비교했을 때 약 16.1%(업무용 기준), 하수도는 약 73.0%(업무용 기준) 증가했다. 상·하수도 요금과 함께 수도 요금을 구성하는 ‘물이용 부담금’은 2005년 130원/1m3에서 매년 10원씩 증가해 현재는 160원/1m3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물 가격의 증가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백천우(공과대 공학박사)연구교수는 “수도사업이 계속 적자운영으로 이뤄지고 있어 다른 세금에서 충당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며 “지금도 수도요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은 편이며 앞으로도 계속 가격이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

본교의 물 절약 노력
본교는 교내 수도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논문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실천과제 : 물 절약’(2000)의 저자 박희경(한국과학기술원 토목공학과)교수는 물 절약 정책을 ‘△누수방지 노력 △절수기기 활용 △사회계몽 등’으로 분류했다. 본교의 경우 이 중 누수방지 노력과 절수기기 활용을 통한 물 절약을 이행하고 있다. 직원 이제호 씨는 “시설부에서 정기적으로 누수 점검을 위한 기계실 순찰을 돌고 있으며 노후된 시설은 시기에 맞춰 교체·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신축건물엔 절수용 수도 장치를 설치했다. 본교 우당교양관, 백주년기념관 등의 건물에 설치된 자동정수 수도꼭지가 그 예다.

하지만 계몽을 통한 교내 물 절약은 상대적으로 미약하게 이뤄져왔다. 본교는 지난 2007년 2학기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시행했다. 이 캠페인은 학생들에게 △전기 △가스 △수도 등  에너지 낭비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진행됐다. 본교 시설부 강재희 과장은 “본교 포털사이트에 에너지 사용 내역을 공개하고 절약 스티커를 교내 곳곳에 부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아쉽게도 에너지 절약 캠페인의 내용은 전기 분야에만 치중됐다. 총 12개의 캠페인 내용은 △전기 7개 항목 △가스 4개 항목 △물 1개 항목 △기타 1개 항목으로 구성돼있었다. 또한 전기·가스절약과 관련한 스티커는 학교 곳곳에 부착됐던 반면, 물 절약 내용을 담은 스티커는 제작되지 않았다.

다른 대학에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해 노력하는 경우는 많지만 물은 항상 뒷전이었다. 한양대는 지난 학기 한양대학보 주관으로 ‘SavingHYU’라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벌여 전기·가스 분야에 학교의 절약 노력을 이끌어냈지만 물 절약 분야에선 큰 성과를 끌어내지 못했다. △서울대 △경희대 △공주대 등도 전기·가스 절약에 대해서는 구체적 대안이 마련된 상태지만 물 절약 대책은 역시 미비하다. 물 절약 캠페인이 미미한 이유에 대해 강재희 과장은 “전기·가스요금이 수도요금에 비해 비싸 절약노력을 기울였을 때 효과가 확실해 그 쪽에 비중을 두어왔다”며 “앞으로는 캠페인에서 물 절약 분야도 더 비중 있게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본교의 물 절약 노력과 관련해 현승훈(생명과학대학 환경생태공학부)교수는 물 절약을 위해선 우선 물 용도 조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 교수는 “용도별로 다른 기관과 비교를 거쳐 본교가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부분을 확인한 뒤 구체적인 절약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학교의 절약노력을 효과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선 이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기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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