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 향하는 관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위한 지역 극단들의 노력이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지역 극단의 형편은 대부분 열악한 상태다. 지방에 있기 때문에 수요가 적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지역 극단들이 창작극보다는 서울에서 이미 유명해진 연극을 빌려와 모방하거나 각색해 무대에 올리는 것은 이런 재정적 상황과 밀접하다.

지역 극단의 경제난과 대중의 무관심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 극단에도 예외가 아니다. 문화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할 만한 곳은 △성남시(성남아트센터) △고양시(고양어울림누리) △안산시(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등에 국한된다. 지난 2007년 문을 연 ‘KPU 아트센터(경기도 시흥 소재)’의 운영을 담당하는 극단 ‘기린’ 이상범 대표는 “경기도는 서울과 근접해있어 오히려 중소 도시의 주민들이 예술소비생활을 서울에 가서 향유하려고 한다”며 “사람들의 관심이 적어 그동안 독자적인 문화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 △강원도 △경상남도 △부산 등 각 지역마다 활발히 진행되는 연극제는 지역 극단을 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역 연극제의 증가는 전국적으로 공연 건수를 증가시켜 양적인 성장을 가져왔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 도가 함께하는 전국연극제의 개최도 긍정적이다. 부산연극협회 강성우 사무처장은 “지방에서 활동하는 연극인들이 각 지역의 특색을 살려 공유하는 의미 있는 연극제”라며 “전국연극제에 출품하는 작품은 반드시 창작극 초연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배우와 작가, 스태프 모집 면에서도 타개책을 찾고 있다. 이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청년인턴사업을 통해 뽑힌 인턴과 지역 극단을 연결해주고, 예술경영지원센터는 문화예술 기획·경영 전문 인력 고용을 주선한다. 극단이 단원을 능동적으로 찾아 나서기도 한다. 대전지역 극단 ‘좋다’의 김영태 기획실장은 “해마다 열리는 전국민족극한마당 축제나 초청공연을 다니다 우리 연극에 관심을 보이는 관객이 있으면 만나서 직접 극단원이 되도록 권유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역 극단이 관객과 함께 살아나려면 문화 인프라가 구축됨과 동시에 지역 극단 내부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공연장 확보와 예술단체의 지원, 홍보 수단의 확대 등과 동시에 창작극의 활성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극단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창작극은 극단만의 색깔을 드러낼 좋은 기회로, 해당 극단의 개성을 잘 살린 작품을 공연한다면 마니아층의 형성에도 도움이 돼 적극적으로 권유된다. 청주 극단 ‘새벽’ 이상관 대표는 “중앙 극단의 문화를 그대로 답습해 대중의 입맛에 맞는 상업적 작품만 보여주는 것은 더 이상 관객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며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는 고민이 담긴 이야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