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수도권 520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소비행태의 변화’ 조사결과에 따르면 경제위기 발생 전인 지난해에 비해 국내 가구들의 77.2%는 소비규모를 줄였다고 밝혔다. 본지는 지난달 29일(수)과 30일(목) 양일에 걸쳐 ‘최근 소비의식의 변화’를 주제로 본교생 291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본교생의 85.2%는 ‘현재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본지가 본교생 3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4.1%가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고 답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수치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경제위기를 의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무엇을 통해 경제위기를 가장 크게 체감하십니까’란 질문엔 ‘부모님의 경제적 어려움’을 통해 체감한다는 학생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이는 본교생의 부모님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것에서 기인하는 결과로 해석된다. 자신의 주 수입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6.5%가 ‘용돈’을 선택했고, 과외(31.6%)와 아르바이트(13.1%)가 뒤를 이었다. 정경대의 한 학생은 “용돈을 받아 생활하고 있어 부모님의 경제적 어려움이 곧 나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경제위기를 체감한다’는 학생도 33.7%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언론학부의 한 교수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대학생의 경우 경제위기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언론 △인터넷 △대자보 등의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라 설명했다.
저학년에서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취업의 어려움’을 경제 위기 체감 원인으로 선택한 경우가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설문에 참여한 1, 2학년 학생 중에선 13.9%만이 ‘취업의 어려움’을 경제 위기 체감 원인으로 꼽은 반면 3학년 이상의 학생은 31.2%가 해당 답변을 선택했다. 경제난 이후의 변화를 묻는 주관식 문항에서도 ‘경제난으로 인해 취업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거나 ‘미래·진로가 걱정된다’는 고학년 학생의 답변이 자주 눈에 띄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체감하고 있는 학생 수에 비해 직접적으로 자신의 소비 습관에 변화를 준 학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지출에 변화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비슷하다’는 응답이 40.3%로 가장 많았고, 오히려 지출이 ‘늘었다’는 응답 또한 26.1%를 차지했다. 송가연(문과대 노문07)씨는 “소비하기 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긴 하지만 원래의 소비습성을 버리기가 매우 힘들다”며 “수입이 줄었는데도 소비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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