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일) 중앙광장(이하 중광)에서 ‘개교104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안암총학생회(회장=정태호·정경대 행정05, 이하 안암총학)가 주최한 ‘천신일 비리의혹 엄정수사 촉구 및 고려대 재단/교우회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안암총학 측은 기자회견을 통해 “천신일 교우회장이 떳떳하다면 비리의혹에 대해 낱낱이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검찰 측도 천신일 교우회장이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엄정히 수사해 의혹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암총학생회 △정경대 학생회장 △전 출교생 등 20여명이 참여한 기자회견은 별 무리 없이 진행됐으나 기자회견 전·후로 학교 측과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기 30여분 전, 학생회관(이하 학관)에서 나와 중광으로 향하려는 안암총학을 학교 측이 저지해 충돌이 일었다. 또한 안암총학이 본관 앞으로 온 이후에도 기자회견 참여 학생들이 가져온 피켓을 교직원들이 부수고 찢는 등 양측의 몸싸움이 계속됐다. 유지영 안암총학 정책국장은 “학교 직원 20여명이 학관에서 나오는 부총학생회장의 멱살을 잡고 총학생회장을 넘어뜨리는 등 물리적인 폭력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정태호 안암총학생회장 또한 “물리적 폭력 사태에 대해 학생처 직원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한겸 학생처장은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자신이 직원들에게 시킨 일”이라며 “그 점에 대해선 사과할 테니 행사장에서 이러지 말고 정리를 하자”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도 양측의 충돌은 계속됐다. 안암총학 측은 ‘침묵시위’를 하겠다며 본관 앞으로 행진을 시도했고, 이를 막으려는 직원들과 몸싸움이 일었다. 정태호 안암총학생회장은 “행사를 방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조용히 침묵시위를 하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냐”며 “학생들의 표현의 자유를 막지 말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처 직원 이장욱 씨는 “천신일 교우회장의 이름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것이 무슨 정당한 침묵시위냐”며 “행사를 방해하지 않겠다고 주장하지만 그 자체가 방해”라고 주장했다.

안암총학은 여러 차례 행사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결국 직원들에게 저지당해 들어가지 못하고 본관으로 가는 길목에 앉아 행사 내내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진행했다. 이들은 “천신일 세중나모 대표이사 회장은 교우회장 자격이 없다”며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지 말고 비리 의혹이나 해명하라”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행사에 참여한 교우들과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57학번의 한 교우는 “훨씬 더 대선배들이 오고 했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며 “너희들의 의사는 충분히 반영됐으니 그만하자”고 외쳤고, 한때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오늘 사태와 관련해 안암총학과 문과대 학생회 측은 내일(6일) 오후 1시 본관 앞에서 '고려대학교 당국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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