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타자인 홍재호(체교 06)가 무난히 제 몫을 해 줄 것으로 예상된다. 백진우(체교 07)는 타격보다 수비가 좋은 선수다. 선구안이 좋아 풀카운트까지 끌고 가는 김준완(체교 09)을 2번 타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 김준완은 빠른 발을 갖춰, 출루한 뒤 2루 베이스를 쉽게 훔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클린업 트리오인 박세혁(체교 08), 오정환(체교 06), 김남석(체교 07)에게 많은 기대를 건다. 박세혁의 정교한 타격과 오정환의 장타가 빛을 발한다면 승부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작년에 4번 타자로 타율 0.306(장타율 0.413)의 고른 활약을 보여준 김남석이라 유난히 타 팀의 견제가 심했다. 김남석이 출루한다면 하위 타선의 김민, 김상호(이상 체교 08) 등 타격감의 좋은 타자들의 적시타도 기대해봄직 하다.

신정락(체교 06)과 나성범. 작년에 본 대로 이 둘이 얼마나 잘 던지느냐가 승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선 1회를 잘 막아 자신감을 얻는 것이 남은 이닝을 소화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 나성범은 탈삼진 욕심이 있는 선수다. 물론 그의 직구가 위력적인 것은 사실이다. 적은 수의 공으로 효율적인 투구를 펼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물오른 방망이

타자들 중 3할 이상을 치는 타자는 홍재호(0.420), 김민(0.320), 박세혁(0.309), 김상호(0.306) 등 4명이다. 팀의 붙박이 1번을 맡고 있는 주장 홍재호(체교 06)는 이번해에 타격감에 더욱 물이 올랐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KIA 타이거즈에 지명되어 마음도 편하다. 그는 높은 타율은 물론이고 오정환, 김민과 함께 팀내 최다 홈런(2개)을 기록하고 있다. 홍재호는 높은 출루율(0.512)을 기록하고 우리학교의 팀도루 13개 중 7개를 성공시키는 등 여러 면에서 손색없는 톱타자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같은 선수다.

지난해, 신입생으로서 0.338의 높은 타율을 기록한 박세혁은 거포 유병조(체교 05)에 이어 높은 장타율(0.508)을 기록하며 유병조의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번해에도 박세혁은 단타와 장타가 균형을 이루어 안정된 타격감을 보여 주었다. 연세대 나성범은 박세혁을 두고 “친구이지만 야구할 때는 무서운 선수였다. 여전히 경계해야 할 선수다”라고 평했다. 박세혁과 포수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김민 역시 높은 장타율 0.540을 자랑한다.

김상호는 이번해부터 출전기회를 갖기 시작했다. 최원제(삼성)와 함께 장충고의 중심타선을 이뤘던 김상호는 첫 대회인 춘계리그전부터 주전 1루수로 뛰었다. 중간에 잔부상이 있었지만 하계리그전에 복귀하여 동아대와의 조별예선에서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자신이 타고난 야구선수라고 느꼈다던 팀 내 재간둥이다. 정기전의 슈퍼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 주목해보자.

실책이 없는 팀이 승리한다

하지만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양승호 감독의 말처럼 안타 한 번 더 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실책 없는 깔끔한 수비이다. 좌익수를 맡고 있는 이준호(체교 06)는 타율은 0.194로 낮지만 빠른 발과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한다. 붙박이 3루수인 김남석의 수비는 수준급이다. 직선타와 같은 빠른 타구를 놓치지 않고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매우 안정적인 수비가 돋보인다.

단판 승부이자 수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정기전의 특성 상, 실책은 그야말로 가장 무서운 적이다. 한 두 번의 수비실책이 경기의 흐름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유격수-1루수, 혹은 2루수로 이어지는 평범한 송구에서 실책이 생기는 것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황정립의 공백과 새 얼굴

내야 수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유격수 자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학교의 주전 유격수 황정립(체교 08)은 대통령기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열린 하계리그전 성균관대전 날, 팔에 깁스를 한 채 평상복을 입고 목동야구장에 나타났다. 꾸준히 자신을 괴롭혀 온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술을 한 것이다. “12월이 되어야 훈련에 참가할 수 있어요. 정기전도…물론 못 나오죠” 하는 황정립의 말에 아쉬움이 한 가득 담겨있었다. 황정립은 새내기였던 작년 정기전에서 3루타를 쳐 우리학교 첫 득점의 발판을 놓았던 선수다. 권영준(체교 05)이 졸업하면서 공백이 생긴 2루수 자리를 유격수였던 주장 홍재호가 꿰차면서 황정립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수술로 인해 주전 유격수이자 3번 타자로 득점찬스에 강했던 황정립의 자리에 공백이 생기면서 우리학교는 타순을 변경해가며 다양한 선수들 기용하게 되었다.

황정립의 빈 자리에 새롭게 얼굴을 내민 선수는 김영훈(체교 08)과 성요한(체교 09)이다. 아직 많은 경기를 치뤄보지 않았기에 합숙훈련을 통해 실력을 가늠해보고 선발 유격수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중앙고 출신 새내기 성요한은 고교 시절 유격수를 봤지만 대학 무대에서 유격수 경험은 거의 전무하다. 멀티 플레이어인 김영훈은 내야 수비에 익숙하지만 역시 경험이 부족하고 방망이가 약해 황정립의 공백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8월 13일, 송추에서 열린 두산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성요한이 선발출전하고 6회에 김영훈으로 교체되었다. 김영훈은 유격수 쪽으로 온 강한 타구를 침착하게 잡았지만 좀 더 정교한 송구가 요구된다. 앞으로 남은 연습경기 동안 유격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을 번갈아 기용하며 선발 라인업을 완성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포수 경쟁

지난해 신입생이었던 박세혁이 꿰차고 있던 주전 포수 자리에 새로운 얼굴이 등장했다. 같은 해에 입학한 김민이다. 두 선수는 좋은 타격감을 보이며 주전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박세혁의 장점은 포수 이외에도 1루와 외야수비(우익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정교하면서도 파워있는 타격으로 공수에서 균형잡힌 플레이를 보여주는 박세혁 선수다.

김민은 투수를 편하게 해주는 안정적인 리드가 돋보이는 선수다. 팀의 분위기메이커 황정립을 대신해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이팅 넘치는 모습 외에도 김민은 타격에도 물이 올라 하계리그전에서 홈런 2개를 기록하여 대회 홈런상을 거머쥐었다.

나성용과 나성범

투타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고르라면 두말없이 이 둘을 추천할 것이다. 둘은 이미 알려진대로 2살 차이(한 학번 차이)의 형제이다. 나성용은 2007년 드래프트에서 LG에 2차 6R에 지명됐으나 연세대에 진학하여 주전 포수이자 중심 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프로팀에 입단하지 않은 것에 대해 “팔이 아파서 1년을 쉬었다. 1년 정도밖에 뛰지 못해 경험을 쌓고 프로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성용은 이번해 초반의 두 대회에는 나오지 못하고 대통령기 때 복귀했다. 준결승전에서 동생과 함께 홈런을 날렸지만 경성대에 1점차로 아쉽게 패하여 4강에 만족해야 했다.

나성범 없는 연세대는 상상하기 어렵다. 나성범을 공략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다. 고교 시절 주로 타자로 뛴 나성범은 연세대에 입학한 뒤 형과 함께 배터리를 이뤘다. 나성범은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던 공을 형에게 돌렸다. “투수는 처음인 만큼 형에게 큰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다. 다른 포수였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형과 함께 뛸 수 있어서 고마울 따름이다”. 나성용 역시, “포수 포지션은 튀기 힘들다. 투수가 잘 해야 포수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동생과 함께 해서 든든하다. 동생은 내게 가장 소중한 존재다”라며 동생에 대한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나성범은 나성용이 복귀한 대통령기 대회 때 가장 좋은 성적(평균자책점 1.32)을 냈다. 게다가 14타수 5안타 3홈런을 기록하여 홈런상과 타점상을 차지하는 등 타자로서의 재능도 아낌없이 발휘했다. 나성범은 팀내 최다 홈런(4개)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정기전 대비 훈련의 일환으로 치른 두산 2군과의 연습경기 2차전에서 8이닝 1실점(비자책) 3피안타로 호투하며 괴물다운 면모를 보였다.

오정환과 오동환

이 둘도 형제냐고. 아니다. 오정환은 우리 학교의 새로운 거포로 등장한 4학년 선수이고, 오동환(연세대 08)은 연세대 2학년 선수로 이 둘은 아무 관련이 없다. 오정환은 이번해 첫 대회였던 춘계리그전 7경기에서 20타석 18타수 11안타 0.611이라는 놀라운 타율을 기록하며 지명타자로서의 제 몫을 해냈다. 우리학교가 우승컵을 들어올린 대통령기 대회의 3차전 영남대전에서는 1회에 비거리 120m의 대형 만루홈런을 기록하여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승전이었던 경성대전에서도 쐐기 투런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오동환은 나성용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오동환과 같은 배명고 출신인 황정립은 “원래부터 거포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대학 가서 파워가 붙어 홈런도 치게 된 것 같다. 힘은 좋지만 그에 비해 정확도는 떨어지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출신인 우리학교 문승원(사체 08) 역시 오동환에 대해 “파워있는 타자지만 컨택 능력이 떨어지고 수비도 약한 편”이라고 평했다. 오동환은 수비 능력이 떨어져서 주로 대타로 13경기에 기용되었고 11타수 4안타(2홈런)를 기록했다. 오동환의 아버지인 오영일은 MBC 청룡과 태평양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LG 트윈스 1군 투수코치, 현대 유니콘스 2군에서 투수코치를 지냈다. 현재 모교인 배명고에서 감독을 맡고 있다.

발야구를 조심하라

대학야구를 비롯한 아마추어 야구에서 도루 저지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김민이 하계리그전 동아대와의 경기에서 도루 저지를 한 바 있지만, 대부분의 포수는 도루를 허용하는 편이다. 올해 연세대의 팀 도루는 16개로 그 중 68.7%에 해당하는 11개가 김우석(연세대 07)의 발에서 나왔다. 전준수(연세대 07)도 3번을 성공했다. 특히 김우석은 출루율이 0.417로 좋은 편이라 도루 견제를 시도하는 것보다 출루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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