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호 <SPORTS KU>의 Job 섹션에는 야구 경기장 아르바이트에 대한 정보가 담긴 기사가 실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야구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총 500만 명 이상의 관중몰이를 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명실공히 최고의 인기 스포츠. 그러나 사람은 밥과 야구만으로는 살 수 없는 법! 우리나라 프로스포츠의 또 다른 한 축을 맡고 있는 축구가 빠질 수는 없다. ‘축구’라는 이름 하나에 울고 웃고, 국제대회나 대륙 별 컵대회 시즌이 되면 밤잠을 줄여가면서 응원하는 팀의 경기를 챙겨보고, 그러고도 주말이 되면 가까운 경기장을 찾아 막 깎은 잔디 냄새를 직접 맡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축덕들을 위해 준비했다.

축구경기장에서 필요로 하는 일손들 역시 야구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경기장 안내 및 통제, 이벤트 관리, 경기 진행 보조, 응원도구 및 음식물 판매, 티켓팅 등의 일이 있는데, 업무의 성격 및 난이도에 따라 채용 방식 및 근무 기간, 그리고 보수가 다르다.

경기장 안내 및 통제
‘경기장 아르바이트’ 하면 가장 흔히 떠올릴 수 있는 일이 바로 경기장 안내 및 통제 업무. 입장 시 티켓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관중석 안내, 섹터 통제까지 담당한다. 맡고 있는 구역에 따라 일을 하면서 짬짬이 경기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역시 메리트이다.

안전 관리
사람들이 한번에 대규모로 운집하는 경기장의 특성 상 만에 하나 있을 수도 있는 불상사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 관리 요원들도 빠질 수 없는 존재이다. 선수단 경호를 담당하는 최고 요직(!)부터 서포터즈 경호, 경기장 내 위험 요소 철거, 암표 상인 단속 등도 모두 이들이 담당한다.

경기 진행 보조
게임 시간에 맞춰 경기장에 도착한 관중들이 보게 되는 것은 모든 시설 및 장비의 설치가 완료된, 소위 ‘세팅이 끝난’ 상태의 그라운드. 말 그대로 경기가 원활하게 시작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맡는다.

이벤트 도우미
요즘 경기장에서 딱 경기만 하고 끝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일인당 만 원 가량씩 내고 왔을 관중들을 한시라도 심심치 않게 하기 위해, 경기 시작 전 장외이벤트부터 시작해 중간에는 하프타임 이벤트 등 한 경기에도 갖가지 행사들이 함께한다. 이 이벤트들의 순조로운 준비 및 진행을 돕는 것도 이들의 역할.

티켓팅 및 판매 보조
티켓의 현장 판매를 담당하거나 경기장 밖에서 유니폼이나 머플러 등의 응원도구를 판매, 또는 경기장 내 매점에서 음식물을 판매하는 일도 있다. 짧고 굵게 정신 없이 바쁜 일을 즐기는 이들에게 적격. 돈을 직접 만지는 일이기 때문에 구단에서 수퍼바이저가 따로 파견된다.

지원은 이렇게
축구경기장 아르바이트는 업무의 성격에 따라 단순 일용직 아르바이트와 준직원급 장기 아르바이트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는 구단에서 직접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공급업체가 하청을 받아 별도로 모집을 한다. 경기장 안내 및 통제, 안전관리, 판매직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 경기를 치르는 데에 동원되는 일용직 인원이 200여 명 이상으로, 구단 측에서 이를 한번에 다 관리할 수는 없는 탓에 외부업체로 넘기는 것이다. 시즌 초뿐만이 아니라 연중 수시로 인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아르바이트 관련 사이트 등에 광고가 올라오는지 유심히 지켜볼 것.

후자의 경우에는 선발 과정부터가 많이 다른데, 담당하게 될 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업무 교육 및 숙련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구단에서 직접 면접을 통해 채용한다. FC서울은 연 1회 30-40여 명 가량의 규모로 인원을 선발하는데, 시즌 중에도 결원이 발생할 경우 기존의 근무자 추천 등을 통해 충원을 한다고.

근무 조건은
일반적으로 일용직이 하루에 받는 수당은 3만원을 상회하는 선에서 시작하는데, 같은 일이라도 처음 시작한 사람과 두 번 나왔던 사람, 세 번 나왔던 사람이 받는 금액에는 차등이 존재한다. 여러 차례 근무하며 경험이 쌓일수록 급여도 올라간다는 것. 구단에 의해 직접 채용이 된 장기직일 경우 페이가 높게는 8만원에서 10만원에까지 달하기도 한다.

축구경기는 총 90분 동안 진행되지만, 이 경기에 동원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경기가 끝난 뒤까지도 짧게는 네댓 시간에서 길게는 10시간 가량도 근무를 하게 된다. 내내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은 아니며 대기 시간이 더 긴 게 사실이긴 하나, 딱 두 시간만 경기도 봐 가면서 대충 때우다 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오산이라는 것.


※ 축구 볼보이, 나도 할 수 있나?
야구경기장과 축구경기장에서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에 큰 차이점이 있다면 축구에서는 볼보이를 아르바이트로 뽑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구와는 달리 축구 경기 시에는 공이 밖으로 나갔을 경우 최대한 빨리 새 공을 수급해 주는 것이 경기의 흐름 자체에 영향을 줄 만큼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 이 일을 맡기지는 않는단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하는 FC서울의 경우 클럽의 유스(youth)팀이 있는 자매교인 동북고등학교의 선수들이 볼보이를 전담하고 있다.

※ 여자가 하기에도 무리가 없을지?
흔히 스포츠와 관련된 일, 그것도 바로 그 현장인 경기장에서 하는 일이라고 하면 힘을 많이 써야 해서 여자들이 하기에는 체력적으로 무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그러나 FC서울 마케팅팀 이재호(체교 94) 과장의 말에 의하면 지금도 주말마다 경기장에서 일을 하는 인원 전체의 성비는 50대 50 정도로, 여자라고 해서 일을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단다. 업무의 종류에 따라서는 남녀의 비율이 달라지기도 하는데, 판매 담당이나 경기장 안내, VIP 관리 등의 일은 대부분 여자 아르바이트생들이 맡고 있다고.

MINI INTERVIEW - 최영준(노문 03), FC서울 경기진행보조 스태프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가 됐나
2006년부터 시작했으니 올해로 4년차가 됐다.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동아리 선배가 FC서울 구단프런트에서 근무하는데, 동기 한 명이 그 선배를 통해 먼저 일을 하게 된 것을 보고 나도 전역한 뒤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들을 하는지
경기 진행 보조 스태프로서 경기에 필요한 장비를 챙기는 일을 한다. W석 뒤편에 있는 깃대에 깃발을 다는 일도 하고, 선수 입장에 앞서 양 팀 배너와 페어플레이 기 등을 들여보내는 일도 우리 소관이다. 경기 중간에 이벤트가 있을 때 그것의 진행을 돕기도 한다.

경기장에서 일을 하며 겪었던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면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서울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치른 두 번의 경기에 모두 갔었는데 양 팀 모두를 응원하는 입장이다 보니 겉에는 서울 유니폼을, 안에는 맨유 유니폼을 겹쳐 입은 채로 일을 해야 했던 것이 생각난다. 스태프로서의 특권이기도 한데, 집에 선수 사인을 직접 받은 맨유 유니폼만 두 벌이다.

이럴 때 일이 힘들다고 느낀다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다. 설령 힘든 게 있다 하더라도 워낙 축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팀이 이기거나 멋진 경기를 선보이면 다 잊어버리게 된다.

다른 일들과는 달리 경기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특별히 얻는 보람이 있다면
보람이라고 할 순 없지만, 좋아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정말로 최고의 여건에서 그것도 돈 받아가면서 보 수 있는 프리미엄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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