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시작하는 게 왜 두렵고 힘들죠? 정말 좋아한다면 적어도 ‘시작’은 해봐야죠”
제8극장의 기타리스트 임슬기찬(문과대 국문04) 씨는 취미로 음악을 시작했다. “중학교 때 어머니 권유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기타가 멋있어 보여서 나중에 바꿨어요. 고등학교 때부터는 취미로 교내 밴드 활동을 했죠”

그는 계속 음악을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대학 진학을 원했다. 재수해서 본교에 입학했지만 학교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겉돌았고, 2학년 1학기엔 학사경고도 받았다.

음악을 다시 시작한 계기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밴드였던 선배의 작업실을 방문하면서다. 꾸준히 음악의 길을 가는 선배를 보니 음악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고, 음악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는 바로 선배가 모아둔 다른 멤버들과 같이 밴드를 결성했다. “처음엔 무작정 열정만 가지고 시작했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프로들의 공연을 보니까 내가 저들보다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 없는 자신감이 마구 솟더라고요”

부모님의 반대는 완고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따라 23살에 편지 10장을 남기고 ‘가출’을 했다. 그날 새벽 4시에 배낭을 메고 나오면서 처음 맛본 자유로움을 잊을 수가 없단다. 결국 한 달 뒤 부모님은 집으로 돌아온 그를 담담히 맞아주셨고 음악을 하는 것도 허락했다.

임 씨는 음악을 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음악을 하면서 얻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어요. 특히 지난 8월에 열린 제5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야외공연장에서 연주가 끝나고 관객들의 함성과 박수가 한 번에 쏟아지는데 그 순간 ‘내가 음악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이 기쁨을 알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2006년 임 씨는 음악을 시작한지 2년 만에 학교로 돌아왔다. 그는 음악으로 감성적 즐거움을 얻고, 학문으로 이성적 즐거움을 얻는다. 또한 인문학은 그가 초심을 잃고 상업적으로 변할 때 마음을 새로 정리하고 다시 음악에 몰두하게 해준다.

그는 이제 겨우 꿈꾸던 일을 시작했다. 몇 달 전엔 공중파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싱글앨범도 곧 나올 예정이다. 앞으로의 목표는 가깝게는 △글 △사진 △음악을 아우르는 책을 내는 것이고, 멀리는 ‘월드스타’가 되는 것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강조한 단어는 ‘시작’이다. “뭔가 하고 싶은데 용기가 없다는 말은 말이 안돼요. 음악을 시작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무서워요, 어떡해요, 힘들어요’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 그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요. 정말 좋아한다면 누구나 시작은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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