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의 정치에 대한 관심수준은 익히 알려진 대로 매우 낮다. 본교생도 여기에 예외는 아니다. 본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답한 학생은 77%였다. 현 정부에 대한 이해력도 매우 떨어졌다.

정부에 무관심하듯 학생회에 대한 관심도 낮았다. 학생들에게 안암총학생회의 사업을 평가해 달라고 했을 때 60%가 넘는 학생들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총학생회칙 개정안이 부결된 것을 아는 학생은 20%도 되지 않았다. 관심을 호소하며 1년간 여러 사업을 펼쳤던 총학생회는 결국 학생들의 관심권 밖에 있었다.

그렇다면 현대인들이 관심을 두는 사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돈과 관련된 사안일 것이다. 인터넷에서 산 만 원짜리 상품도 조금만 하자가 있으면 꽤나 끈질기게 판매자에게 항의를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만약 우리가 돈을 내야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누군가에게 던지는 한 표가 금전적 가치를 가진다면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질까?

원래 투표에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면 당연히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다. 투표를 하던 사람도 돈을 내야한다면 투표를 할 가능성은 줄어든다. 결국 돈을 내고 투표한 일부의 사람만이 자신의 한 표가 가진 가치와 그 표가 모여서 만들어내는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그들에게 관심을 가질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상상해보라. 투표가 의무고 그에 대해 내 지갑에서 나가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럴 때 당신이 선거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아질지.

우린 지금 학생회와 정부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다. 학생회엔 학생회비로, 정부에겐 세금으로. 하지만 그 가치를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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