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aboration(콜래보레이션)이라는 단어가 화두가 된 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사전적 의미의 콜래보레이션은 협력, 협업이지만 국내에선 거의 ‘명품 디자인과 기술력의 조합’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콜래보레이션에 ‘명품’이라는 키워드가 합쳐지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국내 콜래보레이션 마케팅이라고 하면 LG전자를 떼어 놓고는 설명하기 힘들다.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간간히 등장하기 시작한 이 단어는 지난 2006년 LG전자가 ‘아트디오스’와 ‘프라다폰’을 출시하면서부터 마케팅 키워드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더구나 최근 콜래보마케팅의 파워를 실감한 삼성전자와 팬택까지 가세하면서 가히 콜래보레이션의 전성기라 할만하다.

콜래보레이션은 더 이상 기술력으로 차별화가 어려운 기술집약적 산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면서 탄생했다. 최근엔 기술력이 거의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에 예전처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 콘셉트를 차별화하는데 한계에 도달해 디자인 측면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콜래보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콜래보마케팅은 현재 두 분야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첫 번째는 휴대폰 시장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콜래보마케팅의 효시는 LG의 프라다폰이다. 프라다폰이 출시되기 전 국내 휴대폰 시장은 거의 삼성 애니콜의 독무대였고, 팬택의 스카이가 SK텔레콤의 후광에 힘입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LG 사이언은 Low Price & Low Quality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런 상태에서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의 콜래보레이션 전략은 프라다폰의 품귀현상으로 이어질 만큼의 성공을 거뒀고, 덕분에 LG전자는 판매량 증대뿐 아니라 브랜드 밸류까지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올 여름 프라다2의 출시는 더 극적이었다. 진정한 명품휴대폰을 탄생시킨다는 전략 아래 해외시장 선행 전술(명품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먼저 출시)과 국내 2만대 한정판매 전술을 사용했다. 또한 직접적인 광고를 자제하고 PPL(Product Placement, 제품 간접 광고)과 Publicity(광고주의 의사와 관계없이 매체 측 계획에 의해 자유롭게 기사화되는 선전 방법)를 극대화한 프로모션 전술까지 더해져 원조 프라다폰을 뛰어 넘은 대성공을 이뤘고 이는 뒤늦은 삼성의 아르마니폰, 팬택의 듀퐁폰을 이끌어 냈다.

두 번째는 가전제품 시장이다. 국내 소비자는 가전제품에 대해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가전제품은 가구와 더불어 가정의 인테리어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디자인의 측면이 강조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LG전자 아트디오스는 기존의 백색가전과 달리 인테리어 효과가 가미된 아름다운 가전제품을 컨셉으로 서양화가 하상림과 데카르트마케팅(예술과 가전제품을 접목)을 시도한 것이다. 최근엔 삼성전자의 지펠퍼니쳐가 한 단계 더 나아가 미적인 요소와 가구의 조화까지 염두에 둔 콘셉트로 명실상부한 콜래보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것은 콜래보마케팅이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콜래보마케팅은 차츰 그 본래 의미인 이종산업 간의 협업의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그 응용 범위가 무한하다. 또한 단순한 이종산업 간의 만남이 아니라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라는 상징적 의미로 인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효과 또한 만만치 않아 마케팅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소비자의 인식을 선점하고자 하는 마케팅 전쟁에서 콜래보레이션은 충분한 메리트를 갖고 있다. 콜래보레이션이 마케팅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라 감히 확언해 본다.

                                                                                                               글 / 마케팅 컬리지 윤석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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