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하면서 공기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지난 23일(월) 발표된 통계청의 ‘200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의 선호 직장으로 공기업은 17.6%의 지지를 받아 17.1%를 기록한 대기업을 앞질렀다.

하지만 최근 불황으로 공기업들이 신규채용을 꺼리는 추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등은 올해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하 코트라)가 지난 25일(수)부터 다음달 1일(화)까지 채용 접수를 받고 있어 공기업 지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OTRA
코트라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 경제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회사다. 중소기업의 해외 마케팅을 지원하고 해외투자가를 유치해 국내 무역 투자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코트라의 주 업무다.

코트라는 한국 본사와 KBC(Korea Business Center)로 나뉜다. 직원들은 국내에서 2년, 해외에서 4년 정도씩 순환 근무한다. 한국 본사에선 외국 바이어의 방한을 유치해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해외시장을 조사해서 분석하거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무역사절단을 파견해 국내 회사의 해외 진출을 돕는 일도 맡는다.

해외무역관인 KBC는 105개국에 설치돼 있다. 이들 역시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의 교류를 돕는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강대훈 씨는 “타이페이, 도쿄, 싱가포르에서 코트라 현지 무역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1년 안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작은 규모의 회사는 해외 정보가 필요할 때 달리 부탁할 곳이 없는데, 코트라에 문의해서 필리핀 수산물 바이어를 소개 받기도 했고 중국제품의 현지가격을 알아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근무환경

코트라는 공기업 중에선 업무강도가 높은 편이다. 코트라에서 일하고 있는 해외시장컨설팅팀 장희경(식품자원경제학과 03학번) 대리는 “업무가 많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 이상으로 일이 많고 야근도 잦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은 2008년 기준 약 6500만원이다. 임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의 기본급과 상여금, 수당을 포함한 액수다. 해외에서 근무할 땐 해외파견 수당이 더해져 국내에서 일할 때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는다. 외국어 교육 복지도 활발하다. 홍보팀 신정수(불어불문학과 94학번) 과장은 “사내 영어나 제2외국어 강의를 온오프라인으로 무료 수강할 수 있고, 개설 안 된 강의는 외부학원에서 듣고 수강료를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용절차

코트라의 채용은 1차 필기시험과 2차 면접을 거쳐 이뤄진다. TOEIC 830점 이상이면 학력·연령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다. 1차 필기시험은 △영어 △전공선택과목 △경제논술로 진행되며, 영어시험은 공인영어시험 성적으로 대체한다.

경쟁율도 높다. 인사팀 이희상(농경제학과 86학번) 차장은 “지난해 공채엔 25명을 뽑는데 2200명이 지원했고, 1100명이 실제 응시했다”고 말했다.

전공선택과목 시험에선 △법정·상경·사회계열 9과목 △이공계열 2과목 △어문계열 5과목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중국어를 선택했던 직원 이정민 씨는 “HSK 8급 이상의 중국어 실력이라면 무난하게 풀 수 있을 정도지만 함정이 많아 기초실력이 탄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학 시험을 봤던 직원 장희경 씨는 “전공필기시험은 금융권 공사 시험에 비해 쉬운 편”이라고 말했다.

경제논술은 시사적인 경제 이슈를 이론에 접목시키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홍보팀 김태형(서어서문학과 98학번) 대리는 “전공 경제학이 한국은행 시험 스타일이었다면, 경제논술은 행시와 외시 경제 시험과 유사했다”고 말했다.

2차 전형에선 △외국어 회화 테스트 △실무진 블라인드 면접 △프리젠테이션 테스트 △임원진 면접을 본다. 외국어 회화 테스트는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와의 1:1로 진행된다. 전공선택시험에서 법정·상경·사회계열이나 이공계열 시험을 봤다면 영어를, 어문계열을 선택했다면 해당 외국어 회화 실력을 테스트한다. 실무진 면접에선 면접관이 한 상황을 주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한다. 인사팀 직원 최승욱 씨는 “전공지식이나 실무에 대한 내용보단 일반적인 능력이나 인성을 위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직원 장희경 씨는 “어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동기들은 상당수가 5년 이상 외국에 살았을 정도로 사원들의 외국어 실력이 수준급”이라며 “어학 실력이 전제돼 있더라도 스터디를 통해 경제 논술이나 전공시험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KRX)는 금융권 공기업 중 평균 연봉이 가장 높아 주목받고 있다. 한국거래소 직원의 평균 연봉은 9700만원으로 297개 공기업 중 가장 높다. 대졸초임은 2008년 기준 3850만원 정도였으나 올해는 일자리나누기를 위해 대졸초임을 24%정도 삭감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5년 △증권거래소 △선물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주)코스닥증권시장이 통합되며 만들어졌다.
한국거래소의 업무는 5개 사업본부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각 시장을 개설해 운영하는 △유가증권시장본부 △코스닥시장본부 △파생상품시장본부는 증권의 상장이나 매매에 따른 결제를 관리하고 주식, 채권, 파생상품을 개발한다. 시장감시위원회는 불공정 거래가 일어나지 않는지 감시한다. 매매거래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면 상담과 조정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역할도 한다. 경영지원본부는 한국거래소 국제화를 위해 IT를 개발하거나 해외거래소와 사업을 연계하고, 홍보나 인사 등을 총괄한다.

한국거래소의 본사는 부산에 위치해 있지만 서울 여의도에도 회사가 나눠져 있다. 한국거래소 인사팀 직원 김정영 씨는 “근무 인원은 서울 450명, 부산 250명 정도”라며 “부산에서 2년, 서울에서 4년 정도씩 순환 근무한다”고 말했다.
근무환경은 부서 업무의 내용에 따라 차이가 많다. 한국거래소 해외정보팀 직원 김형균 씨는 “시장 운영 관련 부서는 시장이 열리는 시간 동안 바쁘게 일하는 대신 야근이 많지 않지만, 제도 개발과 같은 업무를 하는 부서는 밤늦게까지 회의와 토론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개채용은 서류전형, 필기전형, 12차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학점이 3.0이상이고 TOEIC 800점 이상 또는 HSK 8급 이상인 사람만 지원 가능하다.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다면 서류전형이 면제되고, △미국 변호사 △CFA △AICPA △세무사 △노무사 △정보처리사 자격증이 있거나 중국어(HSK)일본어(JLPTJPT) 점수가 있으면 서류전형에서 유리하다. 전공과 연령에 제한은 없다. 하지만 증권 업무를 하기 때문에 입사자 중엔 상경계열 전공자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필기전형은 전공논술시험으로 이뤄지며, △경영 △경제 △법학 △수학통계 △전산 분야 중하나를 선택해 응시하면 된다. 지난해 경영분야로 응시해 입사한 교우 김형균(경영학과01) 씨는 “논술문제와 재무관리경영학 문제가 나왔고 문제 난이도는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보단 낮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면접에선 시사 경제문제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해야 한다. 지난해엔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높이는 것에 대한 찬반’을 주제로 프리젠테이션과 토론 면접이 진행됐다. 실무진 면접에선 전공 관련 지식을 묻기도 한다. 이 때 시중의 공인된 시험과 비슷한 방식으로 영어 말하기 능력을 테스트한다.

지난해 입사한 인력개발부 직원 박지홍 씨는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같은 진로를 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금융계에 종사하는 선배를 통해 지원 전 회사의 정보를 최대한 많이 알아두면 유리하다”고 말했다.

 

인기 공기업 공채 정보

기업명 공채전형(최근 공채 기준) 신입채용 인원

한국전력공사

서류전형(어학성적관련 자격증)⟶전공필기시험(전공80% 상식20%)⟶논술, 인적성검사, 면접(개별집단토론)

2008년 573명

2009년 127명

LH(한국토지주택공사)

2009년 10월 통합, 공채전형 미정

20082009년 0명

금융감독원

서류전형⟶필기전형(△전공과목-경제경영법 △일반논술 △영어)⟶1차면접(실무진), 인성검사⟶2차면접(임원)

2008년 69명

2009년 25명 내외

수출입은행

서류전형⟶필기전형(△전공과목-경제경영법 △영어-TEPS)⟶면접

2008년 45명

2009년 15명 내외

한국수출보험공사

서류전형⟶필기전형(전공과목-경제학경영학법학전산학)⟶면접(실무진, 임원진)

2008년 12명 내외

2009년 15명 내외

산업은행

서류전형⟶필기전형(학술-경제학법학재료공학전산학 등, 논술-시사논술영어논술)⟶1차 면접⟶2차 면접

2008년 250명 내외

2009년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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