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을 이겨내고 2010학번으로 입학한 신입생이 있다. 생명공학부 새내기 안지애(생명대 생명공학10) 씨다.

안 씨는 중학교 1학년이던 2004년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몸이 조금 불편해 혈액검사를 했는데 백혈병 판정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너무 슬프면 눈물도 안 나오잖아요. 처음엔 정말 믿을 수 없어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어요”

안 씨는 사람들과 어울리며 백혈병을 이겨냈다. 몸이 건강했으면 만나지 못했을 좋은 사람들을 병원에서 만났다. “지칠 때 학교 선생님이나 간호사 언니와 얘기하고 나면 힘이 생겼어요. 투병의 고통보다는 병원에서의 좋은 기억이 훨씬 많이 떠올라요”

안 씨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중학교를 그만둔 그녀는 2006년부터 공부를 시작해 그 해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석관고에 2007년 입학했다.

고등학교 생활이 쉽지는 않았다. 진균 감염 우려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늘 생활해야 했다. 멸균식을 먹는 것도 일이었다. 친구들이 급식소로 향할 때 그녀는 집으로 가야 했다. 안 씨는 친구들과 밥을 같이 먹지 못한 것을 가장 아쉬워했다.

학교에 규칙적으로 나갈 수 없었던 그녀는 교육방송을 보며 공부했다. 모르는 문제가 생기면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여의치 않을 땐 서울시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사이트에 질문을 올려 답변을 받기도 했다.

안 씨는 독학으로 본교 생명공학부와 서울대 간호대학에 합격했다. 본교 진학을 결정한 것은 투병 경험 때문이다. 치료를 받는 동안 의사 선생님이 존경스러웠고, 그들이 하는 일이 보람차 보였단다. 그녀는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소아암 전문의가 되는 것이 꿈이다.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도 많았다. 동아리와 봉사활동을 해보고 싶고, 국토대장정에도 도전하고 싶단다. 그녀의 조그만 체구가 커다랗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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