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ㅣ 한상우·김수정 기자 news@kunews.ac.kr

한달 전 한 중년 남성이 영철버거를 찾아와 하루 최대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그 남성은 김한겸 학생처장이었다. 김 처장은 졸업식과 입학식에 참석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나눠줄 영철버거의 양을 가늠하기 위해 영철버거를 찾았던 것이다.

“하루에 3000개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고 답했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양은 만들어 본 적이 없어서 걱정이 됐죠. 평소엔 1500개 정도를 만들거든요”

영철버거는 지난달 25, 26일에 버거 1만 784개를 만들어 졸업식과 입학식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달했다.

대량생산을 앞두고 영철버거에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할 법한 검사들이 이뤄졌다. 한꺼번에 많은 양을 생산하다보니 단체 식중독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CJ식품안전관에 입주한 산학 협력 기업인 에스푸드가디언스는 철저히 영철버거를 검사했다. 제조시간, 포장시간, 배송시간, 기온, 매장온도 등 모든 변수를 지속적으로측정해 위생학적으로 생산 가능한 최대 수량이 4000개라는 결과를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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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영철버거의 위생수준은 기준 미달일 정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반복된 점검으로 100점 만점에 95점으로 합격점을 따냈다.

영철버거는 졸업식 당일 새벽 2시부터 버거를 만들기 시작했다. 안암본점직원 6명과 신설동 분점의 직원까지 동원해 총 13명이 새벽 2시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4000개의 버거를 만들었다. 위생검사기관의 전문 컨설턴트도 밤새 현장을 지켰다. 컨설턴트는 끊임없이 온도를 측정하고 위생상태를 감독했다. 그렇게 이틀 밤을 꼬박 새서 만든 버거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전해줄 수 있었다. “한정된 시간에 많은 양을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가게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피곤했어요.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고려대와 영철버거가 서로 배려하고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관계임을 확인할 수 있어 흐뭇해요”

본교 앞에서 장사한지 올해로 10년이 된 이영철 씨는 안암에 자리잡은 이후 매출에 연연한 적이 없다. 자신이 만든버거를 맛있게 먹고 가는 학생들을 보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단다. “고려대 앞에서 10년을 보내며 학생들에게많은 것을 배웠어요.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것은 고대생들이기 때문에 평생 보답하면서 함께 지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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