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38분 김수정 기자와 정혜윤 기자(왼쪽부터)는 기사 쓰는 데 여념이 없다

이정훈오빠와 위대용오빠는 반가워서인지 둘이 심야데이트를 즐기러 나갔다. 신문사 안에 있는 라꾸라꾸와 쇼파베드에는 죽어가는 전민지와 정민교가 있고 졸려서 슬픈 김경민이는 치과를 가기 전보다 더 우울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이내 누워있던 정민교가 자리를 양보하고 클렌징을 한다며 화장실로 갔다. 김수정은 뭐라도 먹어야겠다며 새벽2시에 분홍색트레이닝차림으로 밖에 나섰다. 류인화는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아직 안암에 오지않은 이범종오빠 그리고 임지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어디선가 같은 상태를 하고 있겠지. 나는 제법 쌩쌩하다. 보다 한두살어린 여동기들 보다도 더 젊은거라고 자부하고 싶다.

어제는 우연히 거울을 뜷어지게 보다가 눈밑의 검은 그림자를 발견했다. 아이라이너가 번진자국인건지 다크서클인건지 분간이 안갔다. 무서워서 클렌징 티슈로 살짝 지워보니 그래도 아이라이너가 조금은 묻어나왔다. 안심했다.

이제 막 개강을 하고 두번째 신문을 만들고 있는 0911의 하루하루. 신문을 하나 만들때마다 다크서클의 농도가 짙어진다. 정민교의 눈 밑도 검해 김수정의 눈 밑도 검해 위대용오빠는 그저 창백하게 질려있다.

기사를 잘쓰는 법, 인터뷰를 잘하는 법 보다도 요새는 그저 '책임감'에 대해 뼈저리게 배우고 있다.

내가 내 할 일을 책임지고 다 해내지 못하면 아이들의 다크서클이 더 짙어질꺼고 취재부장님의 다크서클은 진짜 아이라이너를 두껍게 바른것 처럼 변할지도 모른다. 또 위대용오빠는 캐스퍼가 될 거다.

 

그러니까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수습기자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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