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에는 장애학생 1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이들을 대표하는 장애학생회(회장=김장훈) BTS(Bridge To Society)가 올해 첫 활동을 시작한다.

김장훈(언론학부08) 회장은 시각장애인이다. 의자에 앉으라고 권하자 주변을 손으로 더듬더니 천천히 앉는다. 옆에서 김 씨를 돕는 박지홍(경영대 경영08) 총무는 지체장애우다.

그들은 장애학생 스스로의 편견을 지적했다. 사실 예전에는 김 회장도 편견을 갖고 있었다. “작년 1학기까지는 장애학생지원센터나 장애학생인권위원회에는 절대 안 가려고 했어요. 제가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한 거죠” 결국 장애학생지원센터를 찾게 된 건 스스로 편견을 극복해서가 아니라 점점 더 나빠진 눈 때문에 불편해서였다.

박 총무도 스스로 자신을 가두는 틀을 깨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이 힘들었다고 말한다. 어느 순간 자신을 건강하게 바라보자고 마음 먹고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해 용기를 냈다. “사람들이 절 처음 봤을 때 불편해 하는 건 사실이에요. 생김새부터 일반학생들과 다르니까요. 하지만 스스로가 장애를 감추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말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웃으며 오히려 교수님이 자신을 잊어버리지 않아 좋은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둘은 사회의 편견을 깨고 일반학생와 장애학생 사이에 공론의 장을 만들고자 장애학생회를 만들었다. 장애학생지원센터도 학생회 설립을 원했다. 김 회장은 “직원이 느끼는 점과 장애학우 당사자가 느끼는 게 다른 만큼 저희는 경험을 살려 장애학우를 돕겠다”고 말했다.

장애학생회는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월 9일엔 입학하는 장애학생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열었다. 4·18 구국대장정과 대동제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장애학생회와 함께 4·18 구국대장정과 입실렌티에 참여하려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들과 함께 행사에 참여하려고요. 만일 그들이 장애학우끼리 모이는 것을 원치 않으면 각 단과대에 연락해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 정도만 부탁드릴 생각이에요”

김 회장은 본교의 장애학생 지원 시설 수준이 타대학에 비해 높은데 만족하기보다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도를 보완해도 사회적 인식이 그대로면 변화가 없는 거잖아요. 인식을 바꾸려면 장애학생들이 자기의 장애를 부끄러운 것으로 여기지 않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도 앞으로 장애학우들이 학교 행사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도록 돕고 싶어요”

장애학생회는 아직까지 공식 학생회로 인정받지 못했다. 장애학생의 인원이 적고, 이미 총학생회 산하에 장애인권위원회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공식적인 학생회는 아니지만 장애인권위원회와 연대해 활동할 예정이에요. 장애로 불편을 겪는 학생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들을 돕는 게 장애학생회의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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