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시 시작 전 쉬는 시간, 중앙광장 보건소에 들러 보건소 홈페이지(drub.korea.ac.kr)에 접속했다. 컴퓨터에 연결된 웹닥(Webdoc)을 이용해 혈압·체지방을 측정했다. ‘혈압 149/90 mmHg에  비만도 27.7 BMI’. 유헬스케어 시스템이 제1고혈압 및 비만 진단과 함께 저열량 식사와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렸다. 측정에는 10분도 안 걸렸다.

학교 유헬스케어, 이용률 낮아

지난해 4월 학교가 도입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스템(유헬스케어)의 학생 이용이 저조하다. 3월 9일까지 검진사항을 하나라도 등록해 ‘나의 건강기록카드’가 있는 학생은 228명이다. 재학생의 1% 정도만 이용한 셈이다. 박길홍(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학교 차원의 대대적 홍보도 없었고, 학교 홈페이지에서 보건소 홈페이지로 접속하기도 쉽지 않다”며 “우선 홈페이지에서 보건소로 쉽게 접속하도록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헬스케어 시스템은 병원을 이용하지 않아도 어디서나 개인의 건강상태를 진단하고 처방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건강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현재 본교 보건소에 비치된 기기를 이용하면 혈압, 혈당, 체지방, 소변분석, 스트레스/맥파 측정이 가능하다. 보건소 홈페이지에 입력된 측정 정보로 진단과 처방이 이뤄진다.

보건소 홈페이지에선 유헬스케어 서비스 외에도 △On-line 피부 자가진단 △여행 전 질병예측 시스템 △증상별 맞춤 운동처방 △셀프가상성형 △3D 체형분석 운동처방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학교 밖 유헬스케어의 적용범위

유헬스케어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호흡기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관리·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본교 의료원에서 닥터유비(DrUB) 유헬스케어로 임상실험한 결과, 기존 치료법에 비해 당뇨·고혈압 관리가 효과가 뛰어나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는 지난해 저명국제학술지 <Diabetic Medicine>에 실렸다. 유헬스케어를 이용한 당뇨 관리가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경제적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국내에서 유헬스케어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사용되는 곳은 의료 지원을 받기 힘든 산간지방이다. 강원도 강릉시, 경상북도 영양군 등은 산간지역 마을 보건진료소와 지역 보건소를 유헬스케어 시스템으로 연결해 원격 진료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서비스로 의사의 원격 처방전도 받을 수 있다. 성북구 보건소는 공공복지기관 중 처음으로 유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성북구는 7개 노숙인 쉼터와 8개 복지관에 유헬스케어 시스템을 활용해 건강관리를 돕고 있다.

유헬스케어는 남·북극 기지의 대원 건강 상태도 관리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인력과 장비가 부족하고 인터넷 연결 속도가 느려 화상진료는 어려운 실정이다. 강윤규(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연구 목적으로 대원의 활동량, 빛의 양, 심리검사 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관계를 분석하고 있다”며 “아직 건강 정보를 유헬스케어로 모아 분석하는 수준은 힘들다”고 말했다.

건강 측정을 위한 기기

최근 유헬스케어 검사기기는 ‘웨어러블 센서(Wearable Sensor)’와 ‘환경 센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센서’는 옷이나 휴대품에 센서를 설치해 정보를 측정한다. ‘환경 센서’는 집에서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침대, 의자와 같은 곳에 센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환경 센서는 웨어러블 센서에 비해 사용자의 불편은 덜하지만 정확한 측정이 어렵다. 또한, 한 집에 여러 사람이 살 경우 각 사용자를 식별하는 기술도 추가로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유헬스케어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자동화 건강관리 시스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길홍 교수는 유헬스케어 발전방향에 대해 “아침에 일어나면 컴퓨터가 ‘주인님, 오늘 건강관리는 이렇게 저렇게 하십시오’하는 유헬스케어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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