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시작돼 2009학번부터 적용되는 세종캠퍼스-안암캠퍼스 간 소속 변경 제도(소속변경제)의 세부사항이 2월 22일에 발표됐다. 소속변경제는 4학기를 이수한 세종 학생이 일정한 선발절차를 거쳐 학적(제1전공)을 안암으로 옮기게 하는 제도다.

올라간 경쟁률과 입시 컷트라인

소속변경제 시행은 세종의 입시 점수를 올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표 참조> 세종 입학관리처 직원 김도형 씨는 “소속변경제 때문에 당시 하루에도 문의전화가 수십 건 왔다”며 “소속변경제도가 입시경쟁률 상승에 큰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 말했다.
학생들 또한 세종의 입시점수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소속변경제를 꼽았다. 세종 재학생 인터넷 커뮤니티 ‘쿠플존’에서 ‘세실리안’이란 아이디를 사용하는 10학번 신입생은 “소속변경이 학교를 지원하는데 큰 동기가 된 것이 사실”이라며 “소속변경 때문에 20점 하향지원했고 주변에는 30점이 넘게 낮춰 지원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쟁률과 입학점수 상승은 가군보다 다군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수능 상담사이트 ‘오르비’(orbi.wizet.com)에선 2010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에서 ‘다’ 군의 학생이 언어1등급, 수학 1등급, 외국어 2등급을 받고도 세종 공공행정학부에 최초합격을 하지 못한 게 화제가 됐다.

소속변경제 어떻게 시행되나

규정상 09학번 이후 신입생으로 4학기를 등록, 67학점 이상 취득예정이며 전 학기 성적이 3.0 이상이면 소속변경제 지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소속변경을 위해서는 세종의 졸업요건에 해당하는 모든 교양과목을 이수해야 한다. 사고와표현과 △통합·실용·심층영어 △핵심교양 3과목 △선택교양 △전공교양 51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다만 학과별로 교양 이수조건이 다르다.
신청은 입학 후 4학기 째에 가능하다. 휴학 등으로 해당 학기에 소속변경 신청을 안했을 경우엔 5학기에도 신청 가능하지만 6학기부터는 신청할 수 없다. 선발인원은 해당년도 편입생 숫자의 15%며 사범대와 의과대에는 소속변경을 신청할 수 없다. 선발은 평균평점, 공인영어성적, 교수면접으로 이뤄지며 아직 전형요소별 비율은 정해지지 않았다.

소속변경제에 대한 불만들

아직 적용사례가 없는데도 학생들 사이에선 소속변경제 세부사항을 두고 여러 문제들이 제기된다. 우선 소속변경 선발 인원이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교 당국은 편입생 입학비율의 15%라고 밝혔지만, 편입생 숫자가 매년 달라지고 인기학과의 경우엔 편입생 배정이 없거나 극소수에 그치기 때문이다. 이재현(경상대 경영09) 씨는 “09학번부터 시행하는 것이라 학교 측의 많은 지원을 받을 줄 알았다”며 “막상 발표된 선발인원이 30명밖에 되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
제도도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난 뒤에야 세부안이 나와 소속변경제를 준비하는 09학번 학생이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있다. 소속변경에 선발되기 위한 요구조건 중 ‘교양과목 51학점 이수’는 1학년 때부터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김다해(인문대 영문09) 씨는 “소속변경제도를 생각하고 입학했지만 입학 후 1년이 다 되도록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암 학생에게도 소속변경제도에 관해 물었다. 대부분은 소속변경제가 어떤 제도인지 모르고 있었고 알고 있는 학생들은 전과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소속변경제를 시행한 것을 비판했다.
BF(고파스)는 “소속변경과 전과제도가 다른 점을 모르겠다”며 “그저 세종캠 입학점수를 올리기 위한 정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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