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범종 기자 joker@kunews.ac.kr

경상대 경영학과 학생회가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16일 석원경상관에 학생회비 미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후 해당 대자보가 논란이 되자 학생회는 17일 새벽 이를 수거했다.

학생회는 50% 정도인 학생회비 납부율을 높이기 위해 미납자 명단을 공개했다. 수강신청과 소모임 소개 자리에서 이를 미리 밝히기도 했다. 이도현 경영학과 부학생회장은 “우리 때는 선배들이 일일이 학생회비를 내라고 쫓아 다녔다”며 “독촉하는 것 보다 미납자 명단을 공개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판단해 대자보를 붙였다”고 말했다. A양은 “붙이겠다는 말은 들었지만 진짜 붙일 줄 몰랐다”며 “대자보에 이름이 적혀있어 창피하고 학생회가 너무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생회 측은 경영학과 소속 학생은 학생회비를 낼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윤진석 경영학과 학생회장은 “선택납부라고 학생회비를 내지 않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과생활을 통해 권리를 누리기 위해 학생회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10학번 학생 30여 명과 17일 명단공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불만이 있는 사람들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B양은 “학생회비를 내라고 할까봐 참석하지 못했다”며 “꼭 내라는 법도 없는데 이름을 붙여 놓으니깐 강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명단공개에 대해 세종캠퍼스 자유게시판과 쿠플존엔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개인 정보를 학생회에서 공개할 권리가 없다는 비판이 많았다. 가장 먼저 명단공개를 문제 삼은 경영학과 09학번 B씨는 “학생회비를 많이 걷기 위해 자율납부 사실을 잘 모르는 신입생에게 납부를 강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윤진석 학생회장은 “사실 당사자인 10학번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데 다른 학생이 이 문제를 크게 키우는 경향이 있다”며 “직접 와서 이야기 하지 않고 다른 학과 학생도 보는 곳에 글을 올리는 것은 경영학과 얼굴에 침 뱉는 것”이라 말했다.

세종총학생회 측은 학생회비가 학과 운영엔 꼭 필요하지만 일방적으로 미납자 명단을 공개한 방식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세종총학생회장은 “학과 학생회엔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걷는 학생회비가 필요하다”며 “대자보를 붙인 심정을 이해하지만 실명을 거론하면서 미납자 명단을 공개적으로 붙인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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