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연구생 심상철(공과대 화공생명07) 씨는 공강 시간에 과학도서관이 아닌 제2공학관 2층 에너지 소재 및 공정 연구실로 향한다. 교수가 준 연구 과제를 하기 위해서다. 해가 져서 캄캄해질 때까지 연구실에서 논문을 읽고 프로그램을 익힌다.

학부연구생은 연구실에서 교수, 대학원생과 함께 연구하는 학부재학생을 말한다. 주로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4학년이 연구과정을 미리 익히고 배우기 위해 학부연구생으로 활동한다. 이공계캠퍼스에서 이미 활성화된 제도다.

학부연구생이 되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학생이 진학을 원하는 연구실에 찾아가 교수와 면담을 거친다. 간혹 연구실에서 홈페이지나 게시판에 광고를 띄워 학부연구생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학과에서는 연구실을 개방하는 오픈랩(Openlab) 행사를 열어 학생들이 연구실을 둘러 볼 기회를 제공한다. 심상철 씨는 “오픈랩은 12월 경에 하는데 주로 4학년이 많이 참석한다”며 “연구실을 방문하면 연구주제와 연구실만의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줘 연구실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연구생은 프로그램과 기기를 접할 수 있고, 소속 연구원과 미리 교류할 수 있다. 식품∙생물공학실험실의 학부연구생 김강산(생명대 식공03) 씨는 “실험실 생활을 하며 전공분야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되는지 알 수 있어서 학문탐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학부연구생 제도는 연구실에서 부족한 인력을 확충하는데도 기여한다. 우건조(생명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실험실 인력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한데 본교의 우수한 잠재 인력을 훈련시키면서 실제 연구에 동원할 수 있어 좋다”며 “학부연구생과 교수 간에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인문계캠퍼스에도 학부연구생이 있다. 이공계처럼 인력이 많이 필요하겠냐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현재 대학원에 진학한 김건영(문과대 국문04) 씨는 학부연구생으로 고려대한국어대사전 발간에 참여했다. 김건영 씨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을 만드는 데 교수님과 석∙박사 뿐 만아니라 많은 학부생이 참여했다”며 “인문계도 문헌조사 같은 일을 할 때엔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학부연구생은 이공계, 인문계를 가리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와 수월한 조사활동을 위해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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