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이수지 기자)
한손엔 활을 쥐고 어깨엔 활통을 둘러맨다. 아직 날씨가 꽤 쌀쌀하지만 궁사의 발걸음은 가볍다. 궁사들이 향하는 곳은 안암캠퍼스 국제관 뒤 잔디밭, 양궁 동아리 ‘궁도회’만의 활터다.

 

 

활터에 도착하자마자 궁도회 동아리 회원들은 활을 꺼내기 시작했다. 날카로운 눈매로 활줄을 잡아당기자 화살이 날아가 8점 과녁에 꽂혔다. 50m 잔디밭 가득히 감탄이 이어졌다.

궁도회의 연습과정은 대체로 역동적이고 활발한 체육분과 동아리와 사뭇 다르다.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마음을 가라앉힌 채 활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새로 회원이 된 김도영(경영대 경영10) 씨는 “스포츠를 하며 마음을 다스린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고등학교 때부터 양궁에 관심이 있었다”며 “궁도회에 들어와 양궁을 기초부터 배울 생각을 하니 기대된다”고 말했다.

붕대로 팔을 감싼 채 활을 쏘는 회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활을 제대로 쏘기 위해선 상당한 팔의 힘이 필요해 회원들은 종종 부상에 시달리기도 한다. 궁도회 회원들은 보통 양궁 선수들이 사용하는 40 파운드보다 세기가 약한 22 파운드 활을 주로 사용한다. 22파운드 활은 무게가 10Kg 정도 나간다. 윤기성 궁도회 회장은 “부상을 이겨내고 목표에 도전하면서 양궁 실력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활로 비둘기를 맞췄다고 하던데?”

36년 역사의 궁도회는 활쏘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권민성 훈련부장은 “어떤 99학번 선배가 활로 날아가는 비둘기를 맞췄다는 전설이 있다”며 “지금 회원도 멀리 있는 사과 정도는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궁도회는 주 2~3회 활쏘기를 연습하며 한달에 한 번 서울 목동 활쏘기교실 영학정에서 체계적으로 양궁을 배운다. 권민성 훈련부장은 “우리는 아마추어지만 프로를 지향한다”며 “선배들이 기초부터 가르쳐줘 처음 양궁을 접하는 학생들도 쉽게 적응하고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윤기성 회장은 “몇몇 회원은 양궁 실력을 쌓아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궁도회는 활의 매력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박3일 합숙 훈련으로 양궁 실력을 키워 학기 중 강습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4월에는 양궁대회 ‘청백전’을 개최한다. 윤기성 회장은 “청백전을 통해 숨겨진 양궁 수재를 발굴해낼 계획”이라며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누구나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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