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사범대 체교09) 선수가 2학기에 안암으로 복귀한다. 김연아는 3월 27일 고대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제 학교로 돌아가 학업에 전념하겠단 뜻을 밝혔다.

학교 측은 김연아의 복학을 반기는 분위기다. 체육교육학과장 류태호 교수는 김연아에게 “동기들과 중앙광장에서 자장면도 먹고 재밌는 학교생활을 하기 바란다”며 “텔레비전이 아니라 강의실에서 보자”고 말했다.

학생사회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탕이다. 이량(사범대 체교08) 씨는 “드디어 김연아 후배를 교정에서 보게 됐다”며 “사범대까지 올라오는 길이 경사가 가파른데 업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학기 수강신청을 마친 상태다. 현재 확정된 수업은 빙상, 스포츠정보처리, 요가교육, 체육교육론이다.

한편 체육위원회는 김연아가 빙상 수업을 들으면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지 않을 것을 우려해 빙상 수업 신청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선(문과대 중문08) 씨는 “듣고 싶은 수업을 듣지 못하는 것은 학습권 침해”라며 “김연아 후배에게 트리플러츠를 꼭 배우겠다”고 말했다. 안세미(언론학부09) 씨는 “김연아가 교수님을 도와 조교 역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연아는 연계전공으로 ‘패션디자인 및 머천다이징’을 신청한 상태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김연아는 자신의 대회 출전복을 직접 디자인하고자 이를 신청했다. 김연아는 학업계획서에서 “동계올림픽 때 파란색 출전복은 디자이너가 줘서 어쩔 수 없이 입었다”며 “다음 대회에선 크림슨색으로 직접 출전복을 디자인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주변 상점에선 김연아가 광고한 제품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교내 편의점에선 매일우유 ESL이 매일 품절돼 납품 수량을 늘릴 계획이다. 퓨어 요거트와 아이시스를 찾는 학생도 많아졌다. 뚜레쥬르의 매출은 파리바게트의 3배를 넘어섰다. 뚜레쥬르 안암점 주인은 “학생들이 너도나도 연아빵과 연아케익을 찾는다”며 “매일 연아빵을 굽느라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안암의 패션에도 변화가 생겼다. 나이키 ‘트랙탑’은 고대잠바의 점유율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여학생들은 ‘J estina’ 왕관모양 머리핀을 하나씩 꼽고 다니고 있다. 제품을 구입한 임지혜(사범대 교육08) 씨는 “분명히 똑같은 핀인데 왜 김연아랑 달라 보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2009년 4월 학교에 방문해 중앙도서관에서 빌린 <스포츠 사회심리학> 외 책 2권을 장기 연체한 것으로 밝혀졌다. 새로 바뀐 방침에 따라 김연아는 도서관 열람실을 사용할 수 없다.

학술정보열람부 김효원 과장은 “아무리 김연아 선수라도 연체를 했으면 도서관에 못 들어오는 것이 당연하다”며 “그렇다고 꼭 오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닌데…”라며 말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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