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의 기본서는 <맨큐의 경제학>이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경제를 설명하는 10가지 기본원리가 등장한다. 비주류경제학에선 이 10가지 모두에 대해 비판적인 설명을 하고 있다. 그 원리 중 2개를 뽑아 비주류경제학의 입장을 정리했다. 3번은 홍훈(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맨큐의 10가지 원칙: 이해와 비판’을, 9번은 박만섭(정경대 경제학과) 교수의 설명을 요약했다.

원리 3. 합리적 판단은 한계적으로 이뤄진다.

한계원리는 기본적으로 ‘사용할수록 이익·만족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밥을 먹을 때 처음 1공기를 먹을 때가 1공기를 먹은 다음 1공기를 더 먹을 때보다 더 만족감을 준다는 것이다. 비용이나 수입에도 이와 비슷한 논리를 적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인간은 여러 선택지가 있으면 모두를 균등하게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의 ‘취향’, ‘중독’, ‘유행’같은 것과는 부합되지 않는다. 습관은 자장면을 오랜 동안 먹어 왔기 때문에 언제나 햄버거가 아니라 가격변동에도 불구하고 자장면을 먹는 경우다. 또한 마약중독과 같이 병적인 경우가 아니라 등산·자전거타기와 같이 취향에 관련된 중독도 있다. 이 경우엔 행위를 계속할수록 더 큰 만족감을 얻게 된다. 끝으로 유행은 여러 경제주체들이 특정 종류의 재화로 몰리는 경우다. 이 모든 경우에 가격변동에 대응해 미세하게 재화의 소비와 생산을 선택하거나 자원의 배분을 선택하는 일이 의미를 잃게 된다.

원리 9. 통화량이 지나치게 증가하면 물가는 상승한다.

원리 9는 시장에 돈이 많아져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는 인과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비주류경제학에선 이 인과관계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중에 돈이 많이 유통된다’고 거꾸로 얘기한다. 인플레이션은 통화량 증가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한다. 독과점에 따른 오일쇼크와 같은 원인으로 가격이 오르고, 그만큼 돈을 더 많이 요구하며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신고전파 경제학과 비주류경제학은 인플레이션 해결책도 다르다. 인플레이션의 원인도 다르게 파악하기 때문이다. 신고전파 경제학에선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통화량을 줄이는 정책을 쓴다. 반대로 비주류경제학에선 이미 물가가 오른 상태에서 통화량을 줄이면 돈이 없어서 기업활동이 위축되는 등 실물경제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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