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오후, 한 사람이 기타를 들고 민주광장에 나타난다. 광장 가운데서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면 길을 가던 학생들이 멈춰서 노래를 듣는다. ‘노래하는 배짱이’ 김영규 씨(사범대 교육04)를 만났다.

 

▲ 사진|한상우 기자 woo@

김영규 씨가 민주광장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것은 한 달 전이다. 그는 캐나다 여행을 계기로 거리에서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8년 말에 1년 동안 워킹홀리데이를 떠나 숙식을 제공받고 무급으로 일하다가, 생활비가 필요해 버스킹(길거리에서 노래하기)을 했다. “‘델리스파이스’나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한국 뮤지션의 노래를 불렀어요. 언어도 다르고 노래 스타일도 다른데 현지인 반응이 좋았죠. 캐나다 사람들이 록 음악에 익숙해서인지 윤도현 밴드의 음악도 반응이 좋더라고요. 덕분에 수입이 짭짤했어요(웃음)”

한국에 돌아와서도 길거리 노래를 계속하고 싶었던 그는 신촌 굴다리에서 노래를 불렀다. 관객 반응이 좋아 매주 토요일마다 노래를 부르고 있다. 최근엔 일요일에 정동에서 노래를 부른다.

요즘 ‘우즈히피’의 <어찌 그리 예쁜가요>란 곡에 빠졌다는 그는 매 공연마다 이 곡을 빼놓지 않는다. “우연히 들었는데 노래가 너무 좋아서 얼마 전에 콘서트까지 다녀왔어요. 꼭 한 번 들어보세요”
그는 직접 노래를 만들기도 한다. 첫 곡인 <어떻게 하나>는 한국에 돌아온 후 캐나다에서 만난 친구와 헤어진 슬픈 마음을 담아 만들었다. 지금까지 자작한 곡이 총 7곡이다.

‘배짱이’의 꿈은 서른 살까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보는 것이다. 배짱이란 별명도 크라잉넛의 <배짱이>란 곡에서 따왔다. “노래 가사 같이 살고 싶어요. 얽매이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사는거죠. 해외여행도 많이 다니고 노래도 계속 부르고 연극도 하고 싶어요”

그는 최근 문과대 연극 동아리 ‘녹두극회’에 가입했다. “어렸을 때부터 연극을 하고 싶었는데 내가 연극을 한다고 했을 때의 주변 시선이 걱정됐죠. 그러다가 왜 다른 사람 시선 때문에 못하지란 생각이 들어 가입했어요. 실제로 해보니 재능은 없지만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민주광장에 노래를 부르러 나섰다. “제 노래를 들으려고 20~30분 씩 서있는 사람을 볼 때면 선물을 드린 것처럼 뿌듯해요. 듣는 사람만 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노래를 부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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