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거리에서 낯선 사람 3명에게 둘러싸였다. 그들 중 한명은 당황하던 나에게 미소를 띤 채 열심히 하
겠다며 명함 한 장을 건넸다. 그 사람은 지방선거에 출마한 지역구 후보자였다. 같은 길을 가던 다른 이들 손에도 명함이 전해졌다. 하지만 사람들은한번 훑어보고 이내 관심 없다는 듯외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명함은길에 버려졌고 사람들의 발에 밟히고있었다. 버려진 명함을 보지 못한 건지 아니면 버려지는 것에 개의치 않는건지 낯선 그들은 여전히 사람들에게명함을 나눠주고 있었다.

명함을 들여다봤다. 명함엔 작은 글자로 빽빽하게 학력, 저서, 각종 수상내역 등 일상적이며 사소한 것이 적혀있었다. 심지어는 종교 글귀까지. 게다가 본인을 소개하는 형용구는 확인할길이 없는 밑도 끝도 없는 환상에 가득 찬 단어로 연결됐을 뿐 이었다. 이모든 것을 제하고 났을 때, 공약이 눈에 띄었다.
공약은 후보자와 유권자를 이어주는고리다.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통해우리를 얼마나 이해하는지 파악할 수있다. 손에 들린 명함만 봐선 이 후보자는 빵점이다.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 알리지 않고 자신을 알리는 것에 앞섰다. 한편으론 일방적인 소통이라고 생각해 소통을 강요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선거 날이 되면 그 소통에 참여할 것이다. 권리를 위해서도그래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름대로 후보자를 소거하는 기준 두 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기준은 유권자가 처한 상황과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지 여부이고, 두 번째 기준은 그것을 실행할 수 있냐는 점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불안한 마음이든다. 첫 번째 기준에서 모든 후보자가 소거돼 소통의 존재자체가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말이다.
김남룡 기자 ndragon@kunew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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