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위해 세종시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던 중 ‘고려대, 세종시 연구병원(연구용 병원) 설립 무산’이라는 기사를 봤다. 기성 일간지였고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고려대 관계자 멘트와 이기수 총장과 관련된 이야기까지 덧붙여져 꽤나 신빙성 있어보였다. 이 기사가 나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인터넷 매체와 일간지에서도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나 직접 본교 기획조정팀과 홍보팀을 취재해본 결과 기사 내용과 다른 점이 많았다. 기사에서 언급한 연구병원에 관련된 내용은 1월에 발표된 기획안에 없는 내용이었고 멘트로 인용된 고려대 관계자는 누군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인터넷 뉴스는 이미 ‘카더라 통신’이다. 전혀 사실관계가 없고 익명의 취재원으로 도배된 기사와 클릭을 유도하는 자극적인 제목은 독자의 신뢰를 잃게 만들었다. “이런 것도 기사냐”, “기자되기 쉬워졌다”는 말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고대신문도 오보와 오탈자 문제를 외면하진 못한다. 사고와표현 수업과제로 고대신문의 오탈자를 찾는 수업도 있다고 한다. 때문에 매주 ‘바로잡습니다’를 통해 정정 보도를 하고 자체적으로 수정을 거듭한다. 하지만 이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 신문사 내에서도 작은 실수들에 대해 갈수록 무감각해지는 분위기다.

월요일 편집회의 때도 “다음부터 조심하자”는 말뿐 예전같은 비판과 질책은 별로 없다. ‘학생이 만드는 신문의 한계’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기자 스스로 한번만 더 살펴보고 신경 썼다면 충분히 고칠 수 있었던 실수다.

“작은 문제에서 부주의한 사람은 중요한 문제에서 신뢰받을 수 없다”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이 있다. 2010년 1학기 신문 종간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는 작은 부주의로 취재원과 독자들의 신뢰를 잃진 않았을까 한번 생각해보자.

김대우 기자 m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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