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68%가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투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후보 평가기준으로 정책을 꼽았고, 등록금 문제를 최우선  정책사항으로 지목했다.

이는 안암총학생회(회장=전지원,  안암총학)가 18일부터 3일간 본교생 300명의 투표의식과 정치관심사를 설문조사 했다. 6·2 지방 선거를 맞아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고려대 유권자 연대 VIP(Voting is Promise) 활동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20대 탈정치화? 고대는 예외
설문에 응답한 본교생 68%가 오는 6․2 지방선거에 참여하겠다며 투표의사를 밝혔다. 투표 의사를 밝힌 본교생 중 36.1%가 투표 이유에 대해 ‘투표가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안 하는 것보단, 투표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므로’라는 답변이 28.8%, ‘투표는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의무이자 권리’라고 답한 응답자가 21.5%로 뒤를 이었다. 이승희(인문대 어문10) 씨는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란 말처럼 미래를 끌어갈 대학생들이 정치적인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6년 지방선거 20대 투표율은 31.6%로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낮았다. 20대 투표율이 낮은 원인으로 절반 이상(51%)이 ‘20대의 정치적 무관심과 탈정치화 경향’을 꼽았다. 이외에도 ‘어떤 정당이나 후보를 찍어도 바뀔 것이 없을 것 같다는 정치적 회의’가 20.7%를 차지했다. 20대의 탈정치화 경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 목표 의식의 상실과 대학생의 실용화 경향을 지적했다. 이신화(정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극명하게 나뉜 보수와 진보 어느 쪽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점과 진보적이던 과거의 대학생에 비해 오늘날 학생은 사회문제보다 개별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점이 20대 탈정치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호진(문과대 국제어문10) 씨는 “우리 모두 정치참여를 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하진 않지만 학점경쟁 등으로 참여가 어렵다”고 말했다.

정책, 정권 투표로 평가
또한, 선택기준으로는 정책에 대한 평가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투표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40.3%가 ‘정책에 대한 평가’라고 답했고, 20%는 ‘현 정권에 대한 평가’라고 답했다. 최선길(문과대 서문09) 씨는 “정당이나 후보자, 지역을 보고 투표했던 과거에 비해 바람직하게 변하는 것 같다”며 “당선자는 공약에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정당 선호도와 후보 선호도 역시 투표에 영향을 끼쳤다.
대학생 정책 우선순위는 등록금이었다. 학내외 여러 유권자 연대의 대학생 관련 정책 중 우선시되었으면 하는 정책으로 61.7%의 응답자가 ‘반값등록금 실현 및 취업후 상환제(ICL)의 전면 개정’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부담을 덜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대출받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취업 후에 상환하는 내용의 취업후학자금상환제(ICL)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ICL은 금리가 낮지 않고 오히려 장학금이 줄었다는 지적으로 도입과 동시에 학생들의 불만이 높다. 이외에도 ‘대중교통 대학생 할인 요금제 도입’과 ‘등록금액 상한제 시행’, ‘학자금 대출 이자지원 조례 제정’ 정책이 실현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서울시장후보 대학생 공약 펼쳐야
서울시장 후보에게 질의할 때 중점을 두었으면 하는 것을 묻는 문항에 응답자의 52%가 등록금 문제라 대답했다. 현 정권 평가와 정문 앞 재개발을 비롯한 대학생 주거권 문제에 대해서도 후보자의 생각을 듣고 싶어 했다. 김흥렬(정경대 통계05) 씨는 “후보들이 대학생의 복지와 교육환경에 관심을 더 기울였으면 좋겠다”며 “총학생회의 이번 활동이 대학생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암총학은 후보자와 유권자 간의 소통 통로를 마련하고 학생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전지원 안암총학생회장은 “대학생 정책 정보가 부족한 것 같아 학우를 대표해 유권자 운동을 기획했다”며 “대동제 때 선거관리위원회 부스를 차려 본교생이 6.2 지방선거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대신문과 안암총학은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오세훈, 한명숙, 지상욱, 노회찬, 석종현 서울시장 후보에게 21일 질의서를 발송했다. 답변서가 도착하면 고대신문 지면을 통해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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