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스 ‘맛집&상권 정보게시판(맛집 게시판)’이 활발히 운영되면서 학생과 업주의 상호발전을 다양한 모색이 요구되고 있다. 이 게시판엔 어떤 음식점이 맛있냐며 문의하는 글부터 주변음식점을 평가하는 글까지 하루에 8개 정도의 게시물이 올라온다. 게시물에 댓글로도 의견을 표현한다.

14일(금)부터 2주간 맛집 게시판엔 글 107개가 올라왔다. 게시판에 올라온 글을 내용에 따라 △추천 글 △비추천 글 △정보 문의 글 △상점 정보제공 글 △기타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 결과 추천 글이 107개 중 47개, 43.9%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정보 문의 글이 35.5%, 정보 제공이 9.3%, 비추천이 6.5%, 기타가 4.6%였다. 김정란(문과대 노문09) 씨는 “맛집 게시판에 정보량이 많아 고려대 주위 상점을 이용하기 전에 맛집 게시판을 찾아보는 편이지만 감정적이고 주관적인 글이 많아서 단지 참고만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은 맛집 게시판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이다. 학생들이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면서 가게 홍보가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정대 후문에 있는 카페 현재의 김맑음 매니저는 “학생들이 학교주변 상점에 대해 정보를 공유한다는 취지는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고파스를 자주 확인하며 학생들의 동정을 유심히 살피는 업주도 있다. 영철버거 이영철 사장은 매일 고파스에 접속해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영업에 반영한다. 그는 “영철버거가 고대생의 덕택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해 학생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다”며 “4월엔 학생 의견을 반영해 한 직원을 다른 지점으로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의 말이 의도와 다르게 학생들에게 전달돼 오해도 생긴다. 정문 맞은 편에 있는 7gram 채윤철 사장은 “학생들을 위해 커피를 만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커피에 대해 권고를 해 주는 사람 입장에선 일부 학생이 커피를 권고한다는 이유로 우리 가게를 비추천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계속 맛집 게시판을 주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비방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상인도 있다. 23일 골든독(개다방) 주인 최진선 씨는 고파스를 통해 학생들이 올린 게시물에 반박했다. 당시 글을 올린 작성자는 골든독에서 사용하는 재료의 질과 주인의 취향을 문제 삼으며 해당 가게를 비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최 씨는 “나의 취향이 싫다고 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가게에서 사용하는 재료를 의심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려웠고 게시판 자정작용이 없어 실망했다”고 말했다.

고파스를 운영하는 2대 고파파는 “고파스를 운영하는 방법은 사용자의 활동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맛집 게시판도 마찬가지라서 운영자의 의도에 따라 여론을 형성하거나 사용자의 글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고파파는 “상인들이 고파스에 참여하고자 하는 요구가 있어 그들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상인들은 맛집 게시판의 이용자들에게 배려를 요청하고 있다. 영철버거 이영철 사장은 “고대 상권이 학생들이 만들고 유지한다는 사실은 모든 상인이 인정하지만 글을 올릴 땐 입장을 바꿔 상인의 입장도 배려해 신중하게 글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암동 상인회 회장 퓨쳐월드 김응주 사장은 “고파스 글에 대해 상인들이 답변할 기회를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며 “상인들이 학생이 올린 글에 사과하고 해명할 권한이 있으면 상인과 학생 사이의 소통이 가능해져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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