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엔 신사랑(문과대 노문08) 씨가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연출한 이영돈(신문방송학과 75학번) 선배와 외주제작사 PD 플랜의 신정현(국어국문학과 92학번) 선배를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각각 진행됐으며, 고대신문이 좌담으로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신정현 PD, 이영돈 PD, 신사랑 씨(왼쪽부터). (사진 = 황세원 기자 one@kunews.ac.kr)

외주제작사와 지상파 방송국의 입사 시험에 차이가 있나요

신정현 많은 차이가 있죠. 지상파 방송국의 경우 여러 단계의 절차를 거치는 공채를 실시합니다. 과거엔 외주제작사에도 시험과 면접을 봤다고 하는데 제가 입사할 땐 서류심사와 면접만 봤어요. 지금도 보통 간소한 입사시험을 보고 있어요. 학력은 잘 안 보고 사람 됨됨이를 보려고 하는 편이에요.

 KBS에선 올해부터 공채시험에서 커뮤니케이션학에 관한 내용을 본다고 하고 SBS의 경우엔 영상학을 공부한 학생을 인턴PD로 뽑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고 하던데 언론학을 전공하지 않으면 입사시 불리한가요

이영돈  PD들의 전공은 다양해요. KBS는 특별히 언론을 전공한 학생들을 뽑겠다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커뮤니케이션학 지식을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인 것 같아요.

지상파 방송사와 비교했을 때 외주제작사 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신정현 프로그램적으로 말하면 휴먼 프로그램은 지상파 PD에선 만들기 어려워 외주제작사가 많이 만드는 편이에요. 외주제작사가 좀 더 치열하지만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또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일할 수있는 게 좋아요. 전 6~7년 동안 계속 일하다 지쳐서 6개월 동안 쉬었는데 그때 제가 만난 사람, 읽은 책은 큰 도움이 됐어요.

 여자PD로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신정현 현장에서 여자로 대우하지 않는 점도 있지만 여자라서 한계를 느낀 경우는 한번도 없었어요. 과거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여자 PD가 남자 PD에 비해 감정의 디테일을 잘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그런 점은 남자 PD에 비해 분명 장점이 되죠.

 현재 방송 산업 구조는 지상파 방송국이 외주제작사에게 하청을 주는 형태인데요.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영돈 외주제작 문제는 굉장히 큰 문제예요. 법에 따라 외주제작사에게 편성의 30% 가량을 확보해 주고 있지만, 지상파 방송사가 모든 권력을 갖고 있는 현실에선 본래 의도하던 외주제작의 취지를 실현시키기 힘들어요. 그러다 보니 외주제작사는 저작권을 갖지도 못하고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어요.
신정현 작가협회 소속 작가는 외주제작사에서 일을 해도 저작권료를 받고 있지만 PD는 아직 그렇지 않아요. 프로그램 저작권도 방송사에 있고요. 현재 독립PD협회가 저작권을 보장받기 위해 행동하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10년 넘게 이어져 온 관행이 단시간에 바뀔 것 같진 않아요.

 언론학부 수업에서 한 교수님이 “광고주에게 책임을 질 수 있는 PD가 되어야 한다”고 했는데 현업에선 어떤가요

이영돈 사실 생각보다 광고주는 프로그램에 관여하지 않아요. 과거엔 프로그램이 광고주에게 손해를 줄 내용이 있으면 빼달라는 요구도 했지만 요즘엔 그런 경우는 거의 없어요. 회사에 아주 치명적인 내용을 방송사가 그래도 방송하려 하면 기업은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하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기업과 언론이 부딪힐 때마다 갈수록 법원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사실이 아쉬워요.

 PD를 꿈꾸는 학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이영돈 PD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창의성이예요. 그런데 입사 시험에선 창의성을 테스트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창의성이 있는 사람도 시험에 불합격하는 경우가 가장 아쉬워요. 막상 PD가 되더라도 창의성이 부족해 프로그램 제작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많이 봅니다. 후배들은 시험도 중요하지만 창의성을 키우는 데도 주력하길 바라요.
신정현 글 쓰는 재주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인간극장을 찍으면 40분짜리 필름을 10~15통 정도 찍거든요. PD는 편집과정을 통해 적당한 장면을 뽑고 장면을 재배치하는 구성능력이 중요해요. 이런 능력은 독서량에 비례하기 때문에 대학시절 독서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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