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취미로 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이 엄청 늘었다. 1990년대에 자동 카메라가 수동 카메라의 어려운 조작법의 부담을 덜게했다. 부담스런 현상비용 문제마는 디지털카메라가 해결했다. 디지털 카메라가 1200만 화소 이상을 표현하자 전문가마저 필름카메라를 외면했다. 일안렌즈 반사식 디지털 카메라, 우리가 흔히 DSLR이라고 부르는 전문가급 카메라의 낮아진 가격은 300만명의 DSLR족을 만들어냈다. 필름카메라의 몰락과 함께 현상소들은 간판을 바꿔 달았고 암실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공간이 돼버렸다.

이런 현상은 신문사도 마찬가지다. 편해진 조작법은 셔터스피드와 노출에 대한 개념만 이해하면 모든 기자들이 봐줄만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만들었다. DSLR의 숫자도 충분해져 손때 묻은 필름카메라는 카메라 대수만 늘리는 애물단지다. 편집실 입구에 있는 암실도 5년째 아무도 이용하지 않아 시큼한 약품냄새만 가득한 곳으로 전락했다. 때문에 지난 방학기간 신문사 내에서 “암실을 실용적인 공간으로 바꾸자”는 전체회의가 있었다.

사진부의 주장은 “암실의 역사적인 가치와 앞으로 필름카메라를 인화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영원히 사라진다”라는 거였다. 하지만 다른 부서에선 “필름카메라를 배우는 시간에 DSLR을 더 잘 쓰도록 교육 하는게 낫다”며 “5년 동안이나 쓰지 않았는데 앞으로도 쓸 일이 없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몇 번의 토의 끝에 사진부가 필름카메라 교육과 사진기획으로 암실의 효용성을 입증하기로 했다.

바로 찍고 바로 봐야 직성이 풀리는 ‘디지털 시대’에 기다림의 매력으로 승부를 거는 ‘아날로그 시대’의 필름카메라가 얼마나 선전을 펼칠지. 이번학기 고대신문 사진특집이 유난히 기다려진다.

 김대우 뉴 미디어부장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