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부 이민형 감독과 축구부 서동원 감독대행. (사진 = 황세원 기자 one@)
농구부 이민형 감독(체육교육과 84학번)과 축구부 서동원 감독대행(체육교육과 92학번)은 올 초 새롭게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선수와 코치로선 고연전을 자주 경험했지만 감독으로선 이번이 처음이다. 고연전 준비에 한창 땀을 쏟던 지난 달 20일, 어렵사리 두 감독을 한 자리에서 만났다.

체육위원회 감독실에 나란히 앉은 두 감독의 피부색이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이민형 감독에 비해 서동원 감독대행의 피부가 훨씬 까무잡잡하다. 실내경기 농구와 실외경기 축구의 특징이 감독의 얼굴에서 묻어났다. 각자 코트에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열심히 땀을 흘린 게 분명한 두 감독에게 선수시절 기억과 팀의 현재 분위기 그리고 감독으로서 고연전에 임하는 준비과정을 들어봤다.

 


그들 각자의 고연전

(사진 = 황세원 기자 one@)


 

선수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고연전은
이민형 | 4학년 때 치른 1987년 고연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동점상황에서 경기 종료를 눈앞에 두고 제가 던진 슛이 들어갔어요. 파울로 얻어낸 자유투까지 성공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죠. 그 해에 고대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고대선수상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서동원 | 저는 선수생활을 하며 치른 네 번의 고연전 모두 기억에 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2학년 때 치른 경기에요. 제가 결승골을 터뜨려서 1대 0으로 이겼거든요. 상대 골키퍼와의 1대 1 상황을 놓치지 않고 골을 만들어냈죠.

 

예전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민형 | 운동부는 연중 많은 경기를 치르는데 학생들의 관심이 고연전에만 쏠리는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올해 3월에 화정체육관에서 연세대 팀과 맞붙었는데 관중이 거의 없었어요. 예전엔 크리스마스에도 연세대와 붙는다고 하면 발 디딜 틈 없이 관중이 찼었거든요.
서동원 | 학생들의 응원이 절실합니다. 올 초부터 계속된 U리그 경기엔 관중이 10명 정도 밖에 안 돼요. 관중이 적다보니 선수들도 응원의 힘을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죠. 고연전 뿐 아니라 평소 경기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얼마 전엔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선수들이 직접 경기를 홍보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정도였습니다.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할 좋은 방안은 없나
이민형 | 홍보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 경기가 열리는지 모릅니다. 최소한 연세대와 하는 경기만큼은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봐요. 응원OT때 화정체육관이 꽉 차는 것을 보면 학생의 관심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동원 | 작년에 체육위원회는 일반학생과 운동부 학생이 함께 외국어를 공부하는 ‘튜터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운동부 학생과 일반 학생 간 교류가 더 활성화 돼야 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레 경기도 많이 알려지겠죠.


(사진 = 황세원 기자 one@)
우리 생애 최고의 2010년으로

 

농구부와 축구부의 2009년은 다사다난했다. 지금 팀의 분위기는 어떤가
이민형 |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은 작년보다 조직력이 단단해졌어요. 감독이 되고나서 선수들의 농구실력 향상에 앞서 팀의 단합을 더 강조했으니까요. 조직을 운영하다보면 크고 작은 문제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서동원 | 축구부는 팀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대외적으로 팀 이미지가 실추되고 작년 고연전 승리가 폄하돼 저나 선수들이 자존심이 많이 상했죠. 이번 고연전엔 어느 해보다 열심히 해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고 선수단 모두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감독이 되고나서 더 부담을 느낄 것 같다.
서동원 | 부담은 늘었지만 떨쳐내려 노력 중 입니다. 그리고 최대한 겉으로 내색하지 않으려 하죠. 감독이 부담을 드러내면 코치는 물론 선수도 불안해지니까요. 고연전은 심리적 영향을 많이 받아 선수가 긴장하면 평소 실력도 발휘하지 못해요.
이민형 | 당연히 책임감을 더 느낄 수밖에 없죠. 감독은 팀을 이끄는 사람이에요.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감독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농구부는 지난 학기 성적이 좋지 않았고, 축구부 역시 초반에 상당히 고전했다. 고연전에선 다른 모습을 기대해도 좋나
이민형 |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체력문제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은 게 사실입니다. 지난 7월부터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해왔고 컨디션 조절만 잘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부상 선수들이 많이 복귀해서 팀의 전력도 상당히 우수하고요.
서동원 | 감독 내정문제로 지난 동계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시즌 초반 성적은 썩 좋지 않았죠. 하지만 얼마 전 대학축구리그 우승을 계기로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최고조에 올랐습니다. 이번 고연전도 충분히 승리할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민형 | 나중에 학교생활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고연전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하죠. 물론 경기 이기면 더 좋고요(웃음).
서동원 | 4학년 선수에겐 마지막 고연전이니까 좋은 기억 가지고 졸업하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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