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자’고 시작해 얻은 엄청난 성과
‘해보자’고 시작해 얻은 엄청난 성과
  • 이지현 기자
  • 승인 2010.11.29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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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6일부터 사흘간 미국 MIT대에서 열린 합성생물학 경진대회 ‘iGEM2010’에서 본교 생명과학대 학부생 4명으로 구성된 Korea_U_Seoul팀이 은메달을 수상했다. 세계 각국 130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의 합성생물학 연구팀이 각자의 독특한 과제와 연구결과를 가지고 실력을 겨루는 국제대회다.

팀이 처음 구성된 것은 올해 1월이었다. 같은 수업을 듣던 조현진(생명대 환경생태공학08), 김종화(생명대 생명공학08), 김예지(생명대 생명과학08), 허서범(생명대 환경생태공학09)씨는 수업 시간에 합성생물학을 다루는 국제 대회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참가를 결심했다. 김종화 씨는 “‘그냥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별 생각없이 참가하게 된 것이 내 생활에서 이렇게 엄청난 성과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합성생물학 연구자인 최인걸(생명대 생명공학부) 교수와 두명의 지도 대학원생 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토의 끝에 연구 주제는 ‘중금속을 감지할 수 있는 미생물 (heavy- metal-detecting E. coli)’로 잡았다. 미생물에 두 형광성 단백질(GFP, RFP)과 아릴아실 아 미다아제(aryl acylamidase)를 부착해 중금속을 감지하고, 이 미생물을 캡슐 속에 넣어 휴 대 할 수 있게 했다. 감지한 중금속의 종류에 따라 색이 변하는 휴대 장치를 만든 것이다. 김종화 씨는 “후진국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사람들이 바닥에 고인 물이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고 그냥 먹는 경우가 많다”며 “이럴 때 이 캡슐을 물에 풀면 중금속이 얼마나 포함되어 있는지 정도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원들은 지난 1학기 내내 주제에 대한 그룹스터디로 배경지식을 닦고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대륙별 iGEM 워크숍에 참가했다. 그리고 2학기부터 본격적인 실험 실습에 들어갔다. ‘Give and Take' 정신을 강조했던 iGEM의 취지에 걸맞게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연구를 진행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모든 자료를 위키 홈페이지에 올려 대회에 참가한 전세계 학생들과 서로 정보를 공유했다.

Korea_U_Seoul팀이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기획했던 미생물 실험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관련 주제로 대회에 참여한 팀 가운데 가시적인 성과를 얻은 팀이 없었던 터라, Korea_U_Seoul 팀은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난 후에도 심사위원들에게 질문공세를 받았다. 김예지 씨는 “질의응답이 끝나고 자리로 가서 앉고 나서도 외국 교수님이 프레젠테이션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연구 과정을 효율적으로 진행한 것도 Korea_U_Seoul팀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다. 이 대회는 연구 결과뿐만 아니라 브레인스토밍, 플래닝, 포스터 제작 등 연구의 처음 구상부터 최종 발표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김예지 씨는 “팀원 수가 다른 팀보다 적어서 각자 맡아서 해야 할 일이 많았음에도 논문검색, 모델링, 실험, 홈페이지 관리 등의 일을 잘 분배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팀원들은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학생들에 대한 본교의 지원이 미비하다고 지적했다. 대회 참가를 결정한 뒤 학사지원부와 예산기획처 등 교내 부서를 방문해 지원을 부탁했지만 배당된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교외의 여러 회사에도 스폰을 부탁했지만, 학생들이 지원금을 어느 곳에 쓸지 확실히 믿음이 안 간다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 같은 대회에 참여했던 카이스트 팀과 충북대 팀은 학교의 지원으로 다양한 후원을 받아 대회에 참여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조현진 씨는 “요즘에는 국제대회에 나가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교가 아직 이들에 대한 지원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며 참가한 대회지만, Korea_U_Seoul 팀원들은 충분한 가치가 있는 도전이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진 씨는 “다양한 나라의 외국인 친구들도 사귈 수 있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며 “아직 우리나라에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에선 유명한 대회이기 때문에 도전한 보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대륙별 iGEM 워크숍에 참가한 Korea_U_Seoul 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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