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위해 버스에 탑승한 럭비부 선수들은 목적지가 다도해 일출공원이라는 말을 듣자 훈련이 없는 것이냐며 술렁이기 시작했다. 다도해 일출공원에 도착하자 선수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45도에 가까운 경사도에 300개가 넘는 계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꼭대기에 있다는 김성남 감독은 잘 보이지도 않았다. 박시균(남·28세) 트레이너가 뛰라고 한마디 하자 모든 선수들이 탄식을 터뜨렸다. 하지만 잠시 뒤 선수들은 정상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좀 전의 장난스런 표정은 출발과 동시에 사라졌다. 무모해 보이지만 대퇴부 및 종아리 근육을 보완하기 위한 훈련이다.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위성식 체육위원장이 훈련 진행 상황을 보기 위해 찾아왔다. 위 위원장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기자에게 함께 훈련하라며 소리쳤다. 얼떨결에 선수들과 같이 계단을 뛰어 오르는데 허벅지는 아려오고 숨은 턱까지 차올랐다. 이런 훈련을 거뜬히 해내는 선수들을 보니 그동안의 훈련량을 짐작할 수 있었다. 정상에서는 김 감독이 선수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캠코더로 촬영하고 있었다. “힘들지? 오늘은 밥 먹기 전까지 15번 정도만 오르내리자” 선수들은 이날 한 번도 오르내리기 힘든 계단을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오르내려야했다.

계단 오르기 훈련이 끝나고 언덕을 내려가는데 선수들이 갑자기 뒤로 걷기 시작했다. 운동선수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발목을 보호하기위한 발목 스트레칭이다. 박 트레이너는 “내리막을 뒷걸음으로 내려오게 되면 아킬레스건 근육의 이완과 수축이 되며 스트레칭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다른 운동부와 마찬가지로 럭비부의 동계훈련 목적은 체력 향상이다. 김 감독은 “아무리 좋은 기술도 체력이 받쳐줘야 빛이 난다”며 “동계훈련의 결과가 향후 1년간의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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