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5일에 열린 졸업식 행사를 안내하는 여울 ㅣ황세원 기자 one@

 

본교 홍보대사로서 학교의 얼굴역할을 하기 때문일까. 대다수 학생은 ‘여울’하면 출중한 외모를 떠올린다. 일부 학생들은 ‘나는 얼굴이 안 된다’며 지원을 못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울의 선발 기준 1순위는 외모가 아닌 ‘자신감’이다. 김용재(문과대 서문06) 여울 13기 기장은 “외모를 아예 반영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 그것이 핵심은 아니다”며 “고려대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끼와 재능을 보여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울의 활동은 캠퍼스 투어와 교내 행사 진행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달 25일, 기자가 여울의 가장 중요한 활동인 캠퍼스 투어에 참여해 인문사회계 캠퍼스를 돌았다. 첫 순서는 실내 프레젠테이션이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때와 같이 여울은 방문객에게 본교의 상징과 역사를 설명하고 사이사이에 교육 방송국 KUBS가 제작한 영상 등을 선보였다.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여울 학생 한 명당 방문객 10여명을 맡아 교내 곳곳을 안내한다. 김용재 기장은 “학기 중엔 하루에 최소 10건 이상 씩 캠퍼스 투어 신청이 들어온다”며 “특히 오후 2시와 4시에 캠퍼스 투어를 진행하기 때문에 여울학생들은 그 시간에 수업을 비워 놓는다”고 말했다.

여울이 겪는 가장 큰 고충은 방문객의 ‘무관심’이다. 이날 투어 내내 본교를 방문한 학생들은 질문 한 번 하지 않고 여울 홍보대사만 졸졸 따라다녔다. 홍보대사를 맡은 조혜연(국제학부10) 씨가 투어 내내 말을 붙였지만 학생들은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조 씨는 “사춘기라서 그런지 남학생 그룹이 특히 관심이 없어 한다”며 “하지만 종종 많은 관심을 보여주는 그룹을 맡으면 힘이 나고 더 재밌고 알찬 설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캠퍼스 투어를 위해 여울에 들어온 학생들은 처음 4개월 동안 학교와 건물의 역사, 각종 행사의 의미등을 배워야 한다. 이후 필기시험 2번과 실기시험 2번을 통과해야 정식명찰을 받고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다. 박대원(이과대 수학10) 씨는 “시험 범위가 A4 용지로 150페이지 정도인데 건물의 층수까지도 암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울은 학교 행사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해 행사 진행을 돕는다. 행사장까지 가는 길목마다 방문객들을 안내하거나 책자를 나눠준다. 행사장에서 일하면 편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정진(문과대 사학10) 씨는 “호텔 행사장에 가더라도 여울은 한솥도시락을 먹는다”며 “대부분이 여울에 대한 자부심과 학교에 대한 봉사정신으로 활동하는 것이지 편한 걸 바라며 활동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여울의 활동은 화려해보이지만 고되다. 그럼에도 한번 들어온 학생은 여울을 절대 떠나지 않는다. 또한 여울은 매년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명실상부한 선망의 대상이다. 여울이 꾸준히 높은 경쟁률을 보이는 건 그들의 뛰어난 외모가 아니라 단체와 학교에 대한 속 깊은 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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