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목) 오후 3시, 경희대 노천극장에는 학생 1900여명이 모였다. ‘2011비상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이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날 경희대 측과 학생 측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공개됐다. 경희대는 기존의 3% 인상분 중 2%를환급하고, 1%를 시간강사와 미화노동자를 위한 기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본교도 오는 31일(목) 비상학생총회(비상총회)를 연다. 안암총학생회(회장=조우리, 안암총학)가 기획한 총회준비단 ‘고함’과 단과대 및 과반이 총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경희대와는 달리 학교와 학생 간의 사전 소통이 부족하고, 학생사회의 대의체계가 불완전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비상총회의 실효성과 성사 가능성이 흐릿하다는 것이다.

안암총학은 지난 16일 학교에 2011교육투쟁 10대 요구안과 단과대별 요구안을 전달하고, 이어 학교의 ‘무성의한’ 답변서를 받은 지난 목요일 총장실을 항의 방문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면담에 응하지 않았다. 비상학생총회 발의 이후 학교와 학생 간에 이뤄진 공개적인 ‘대화’는 사실상 이게 전부다.

반면 경희대는 2월 달부터 등록금심의위원회 설치를 위해 학교와 학생 양측이 협상했다. 결국 지난 16일에는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했고, 22일에는 학교 측의 주최로 등록금 관련 공개토론회가 열리기도 했다. 경희대에서 총회 준비를 했던 주현실 총학생회 홍보부장은 “등록금 결정의 최종 결정권이 학교에 있는 상황에서 학교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처음 등심위 논의가 있던 2월 달부터 학교와 얘기를 시작해 3.8%인상에서 3%인상으로, 3%인상에서 등록금 동결로 점차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단과대 학생회장단 선거가 무산되고 당선자가 사퇴하는 등 혼란스러웠던 점도 문제다. 이번 보궐선거로 대부분 학생회장 선거를 진행했지만, 대의체계가 완전히 자리잡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공과대는 지난 24일 우병준 전 공대 부학생회장이 사퇴한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민영(공과대 산업경영 10) 비대위장은 “회장직이 계속해서 공석이다 보니 학생회 체계가 제대로 세워지지 못했다”며 “단과대 차원에서 비상학생총회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범대의 경우 아예 학생회가 없고, 정경대, 법과대 등도 학생회가 선출된 지 한 달이 지나지 않았다.

일부 단과대 학생회는 비상총회를 학생들에게 알릴 기간이 짧았다고 지적한다. 구봉모 의과대 학생회장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설명과 홍보를 하고 있으며 지지선언 서명도 받고 있지만 관심은 저조한 편”이라며 “더구나 의예과는 그날 저녁에 시험이 있어 참석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005년 본교에서 열린 비상총회 때는 총학생회에서 1, 2월에 학생들에게 우편물을 보내 비상총회 소집을 알렸다. 하지만 올해에는 총회 준비단을 개강 4일 후에 구성했고, 발의는 지난 13일에 열린 임시전체학생대표자회의(의장=조우리)에서야 이뤄졌다.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비상학생총회를 알릴 수 있는 기간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다. 발의자인 김지윤 문과대 학생회장은 “2005년까지 열린 총회에서는 방학 때부터 학생들에게 총회를 알리기 시작해서 개강한 후에는 강조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며 “총회 준비단 출발이 늦어져 아쉽지만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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