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밤바다, 슐라밋 씨. (사진=조상윤 기자 chu@)

분명 생김새는 외국인, 그러나 한국어 실력만큼은 여느 한국인들과 다를 바가 없는 몽골인 밤바다(남·20세, Bud-Erdenepurev Byambadash) 씨와 독일인 슐라밋(여·23세, Schulamit Johanna Kriener) 씨를 만났다. 양복과 한복을 차려입은 이들은 국제어학원 한국어문화교육센터의 100회 졸업생이다. 한국어문화교육센터는 1986년 3월 외국인 및 재외 동포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돼 지금까지 5만 명이 넘는 학생을 배출했다. 1급~6급 클래스로 구성된 과정에서 6급을 마치면 졸업, 5급까지 마치면 수료다. 이번 100회 기념 수료식 및 졸업식에서는 29명이 졸업, 176명이 수료했다.

언제부터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가졌나
밤바다|친누나 2명이 한국에서 유학을 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국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고등학교 졸업 후 2009년 8월에 한국으로 건너와 고려대 한국어문화교육센터에 다녔다.
슐라밋|독일에서 16살 때 사귄 남자친구가 한국인 교포였다. 한국 음식을 대접받고 문화도 경험해 보면서 관심이 생겼다. 그때부터 야학에 다니면서 한국어를 배웠고 2008년에는 1년간 한국으로 봉사활동을 와서 용산 기지촌과 거제도 장애인 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런던대에 진학한 후 교환학생으로 지난해 7월, 한국에 왔다.

교육센터에서는 한국어 교육 외에도 한국문화 체험의 기회도 제공한다던데
밤바다|민속놀이를 체험하고 이천으로 도자기를 빚으러 가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고구마 캐기 체험도 했고 작년에는 센터 학생들이 다른 학교 학생들과 연합해 한국어 연극 한마당도 펼쳤는데 직접 참여하진 않았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슐라밋|센터 내 동아리 활동도 한국 문화를 접할 좋은 기회였다. 사물놀이, 태권도 동아리가 있어 센터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서 배울 수 있고 전문 선생님이 와서 가르쳐주기도 한다. 한식 만드는 법을 배우는 요리 동아리도 있다.

한국어를 배우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밤바다|몽골어와 한글의 어순이 같아서 수월할 줄 알았는데 한자어로 이뤄진 단어들이 많고 어려워서 처음에는 힘들었다. 또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끼리는 서로 소통이 되는데 정작 한국인은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도 있다.
슐라밋|아직도 존댓말과 반말의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더 어려웠던 것은 수업 분위기였다. 12명 정도로 이루어진 반에는 절반이 중국인 학생들이었는데 내가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것을 꺼리는 듯했다. 교수님은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는데 내가 질문하면 중국인 학생들이 불편해해서 그 점이 잘 안 맞아서 힘들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한국의 큰 특징은 무엇인가
밤바다|‘가족주의’와 ‘친절’인 것 같다. 우선 같은 아시아권인데도 불구하고 몽골과 달리 안주를 먹든 식사를 하든 음식을 한 그릇에 담아놓고 먹는 것이 조금 충격이었다. 편의점에서손님이 들어갈 때마다 ‘어서오세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도 적응이 잘 안 된다. 여자들이 성형을 많이 하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한국 여자들은 왠지 다 똑같이 생긴 것처럼 보인다.

앞으로의 계획은
밤바다|우선 4월 11일부터 개강하는 연구반 수업에 다니고 내년에는 고려대 정보통신공학과에 진학할 생각이다. 우선 4년간 한국에서 공부하고 그 다음에 몽골로 돌아갈 지 한국에 남을 지는 고민해봐야겠다.슐라밋|나도 연구반 수업을 들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온 것이기에 반 년 정도만 더 있을 수 있다. 한국에서 추억을 많이 쌓고 한국어 실력도 향상시켜서 독일로 돌아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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