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0주년을 맞은 고전기타 동아리 ‘아람소래’를 찾았다. 아람소래의 정확한 명칭은 '아람(아래아)소래(아래아). 아름답다는 의미의 '아람(아래아)답다'와 소리의 옛말인 '소래(아래아)'가 더해져 만든 이름이다. 세종캠퍼스 학생회관 3층, 동아리실로 들어서자 일렬로 늘어선 기타가 보였다. 회원이라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기타들이다.

의자에 앉아 자세를 잡는 것부터 배웠다. 왼쪽 발을 발판 위에 올린 뒤 오른쪽 다리를 충분히 벌려 기타를 잡는다. 기타의 소리를 조절하는 부분인 헤드머신이 있는 곳을 ‘헤드’라고 하는데, 헤드를 위쪽으로 한 후 각도를 세워 기타를 잡아야 한다. TV에서 기타를 치는 사람을 보면 기타를 다리에 뉘어 감싸안 듯 연주를 하는데, 실제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아니라서 어색했다. 아람소래 이재균 악장(경상대 경제06)은 “통기타와는 다르게 고음연주가 잦은 클래식 기타는 넥을 왼쪽 다리에 걸쳐 위로 향하게 한 후 연주해야 해요”라며 “그래야 바디 쪽에 위치한 고음을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죠”라고 설명했다.

기타를 치려면 기본적으로 기타의 음계인 스케일을 익힌다. 음의 패턴인 ‘스케일’을 익혀야 왼손이 코드를 누르고 오른손은 현을 뜯는 동시동작에 익숙해질 수 있다. 나중에 코드를 배워 연주곡에서 자연스럽게 응용하려면 스케일을 숙지하는 게 필수다. 어설프게 코드를 잡고 있는 기자를 보고 서영빈 부회장(과기대 신소재10)이 한마디했다. 매니큐어를 바르려고 길게 기른 손톱이 문제였다. “오른손은 상관없지만 왼쪽 손은 음을 짚어야하기 때문에 손톱을 짧게 깎아야 해요. 손톱이 길면 손가락으로 음을 정확히 짚을 수가 없어요”

서 부회장이 능숙하게 손을 움직이며 스케일을 선보였다. 기자가 손의 움직임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도 어리둥절해하자 스케일 대신 ‘가온도’부터 8음 높은 도까지 한 옥타브를 연습하는 것을 권했다.
가온도 소리를 내는 것부터 다시 시작했다. 기타의 넥에 있는 흰 점 중 헤드에서 가장 가까운 점에서 아래에서 세 번째 현을 누르고, 같은 현을 바디에서 뜯으면 가온도 소리가 난다. 한 옥타브를 다 배우고 ‘나비야’를 연주했다. 더듬더듬 음을 찾아가 겨우 한곡을 완성했다. 30분 내내 현을 누르고 뜯다보니 손가락 끝이 아파왔다. 서 부회장은 “6개월 정도 연주하다 보면 손가락에 굳은살같은 단단한 살이 올라와 아프지 않게 되요”라고 말했다. 그의 손끝엔 굳은살이 하얗게 올라와 있었다.

아람소래의 모토는 ‘사랑’이다. 이종욱(과기대 컴정07) 씨는 “아람소래는 기타가 좋아 들어왔다가 사람이 좋아 남는 동아리”라고 표현했다. 기타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도 동아리에 들어와 차근차근 기타를 배울 수 있다. 공강 시간이 맞는 선배와 후배를 연결해 선배가 후배의 멘토 역할을 한다. 초심자들이 새로운 악기를 배우며 어렵다고 포기하거나 동아리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부터 활동 중인 신지훈(인문대 사회10) 씨는 “‘사부와 제자’ 간의 관계가 끈끈해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람소래는 일 년 동안 4번의 연주회를 갖는다. 3월에 열리는 신입생 환영회와 9월에 하는 가을 정기연주회가 주요행사다. 5월에 여는 에뛰드와 가을에 여는 중주는 내부 행사로 그동안 쌓은 실력을 선보이는 발표회다. 오는 5월엔 안암캠퍼스에서 30주년 연주회를 갖는다.

아람소래는 학번 학과 상관없이 일 년 내내 신입생을 모집한다. 클래식 기타에 관심이 있다면 세종캠퍼스 학생회관 312호의 문을 두드려보자.

▲ 김다혜기자가 서영빈 아람소래 부회장에게 코드를 배우고 있다./사진 김정기자 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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