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5일 화정체육관, 대학농구리그 숙명의 라이벌인 고려대와 연세대의 경기. 관중석은 텅 비어 있었다. 관계자들은 떨어진 대학 농구의 위상, 나아가 대학 스포츠의 위상을 걱정했다. 지난 3월에 본교 체육위원장에 문익수 교수가 취임했다. 문 위원장에게 대학 스포츠의 미래를 물어보았다.

현재 교내 운동부의 상황은 어떤가
한때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위성식 전 위원장이 많이 안정시켰다. 축구부는 춘계리그에서 우승하며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고 다른 운동부도 조금씩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최근 학교 지원금도 6억원이나 늘리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개인종목 선수들은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
빙상, 쇼트트랙, 골프 등 다양한 종목에서 국가대표급 선수를 선발하고 있다. 수업과 학사에 관련된 부분을 개선해 체계적으로 선수를 관리할 계획이다. 피겨와 같이 해외대회가 많은 종목은 상황에 맞는 커리큘럼을 짜서 대회가 없는 기간 동안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다. 김연아(사범대 체교09)도 에이전시를 통해 학교를 한 달 정도 나오겠다고 했지만 빙상대회가 미뤄져 보류된 상황이다

 

(사진=구민지 기자 wow@)
대학스포츠의 인기가 하락세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대학스포츠의 인기는 대단했다. 매 경기마다 관중이 만원이었고 고연전은 전국 중계까지 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선수과 선수 가족만의 무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스타성 있는 선수들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프로에 진출하지는 못한다. 학생 선수의 진로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선수들은 특기자로 들어왔기 때문에 자신의 종목에 사활을 건다. 개인적인 이유로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들도 있는데 그 학생의 미래를 위해 절차를 밟아 일반 학생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트레이너, 행정직 등을 준비하는 선수들도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프로에 데뷔할 생각으로 운동에만 매달린다.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미국이나 일본과는 상황이 다른데
장단점이 있다.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이 세계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훈련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학 선수는 프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운동학생선수가 아니라 학생운동선수가 맞는 말이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일정수준의 학점을 넘지 못하면 출전을 못하게 한다

국내에서도 조금씩 공부하는 운동선수로 변화하는 추세이다
최근 KBS에서 공부하는 운동선수들을 주제로 특집 프로그램을 찍고 있는데 고려대와 연세대 농구 선수들이 그 주인공이다. 대학스포츠 정상화의 상징으로 고려대와 연세대가 뽑힌 것이다.

또 내년에는 본교 김병철 총장이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회장을 맡기로 예정돼있다. 김병철 총장이 회장이 되면 체육위원회 위원장인 내가 집행위원장이 된다. 본교가 모범이 돼 운동선수들도 공부하는 대학스포츠의 롤 모델을 전파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 최저학력제를 검토 중에 있다고 들었다. 다른 나라에선 찾기 힘든 제도인데
일본은 대학스포츠 럭비팀만 1000개가 넘는다. 우리가 교류하는 와세다대 팀만 4개다. 그 팀에서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특기생 선수는 2~3명 뿐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일반학생들도 스포츠를 접하기 쉬운 환경 덕분이다. 대학에서도 학생의 학업을 중요하게 여길 뿐만 아니라 여가시간에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했는지 평가한다

체육위원장과 감독들, 선수들과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가
스포츠 심리학회 회장을 맡았던 경험으로 선수들과 개인면담을 한다. 감독들과는 매주 화요일 회의를 해 필요한 것을 확인한다. 요즘엔 스카우트 얘기를 많이 한다. 소위 대어를 영입하기위해 감독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코치들과 상의해 20명을 고르고 포지션별로 1, 2, 3위를 선정하고 개인프로필을 확인한다. 엄중한 검증 단계를 거치고 있어 과정상의 투명성을 고려하고 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고려대의 전통과 챔피언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개인이 뛰는 것 뿐 아니라 고려대를 대표해서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교과부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5개 운동부와 개인종목 선수들, 동아리 선수들도 라이프 케어(Life Care)’라는 주제 아래 자기조절목표설정삶의기술커뮤니케이션에 관련된 워크샵도 열 계획이다. 앞으로 고려대가 대학 스포츠 활성화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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