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기의 인문학, 우리 사회의 인문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다.

- 우선 인문학에 대한 연구비가 부족하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장래 취업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 사회의 문제는 정치와 경제의 논리만으로 풀어낼 수 없다. 현실 사회에는 문화의 문제가 내재하며 그것을 다루는 학문이 바로 인문학이다. 현대 사회는 위태로운 문화적 고갈 상태에 처해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인문과학을 현실적인 이해의 잣대로만 바라보고 있으며 인문학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하다.

△ 최근 대다수 대학의 영어영문학과가 문학보다는 실용적인 영어습득의 커리큘럼으로 바뀌고 있다.

- 영문학이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계기는 영문학이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추진하는데 도움을 줬기 때문이다. 서양의 경제와 산업 제도 등을 도입하면서 무엇보다 정신적 차원에서의 이해가 반드시 필요했다. 결국 영문학을 공부하는 것은 사회적 차원에서 영어권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정치와 경제라는 큰 테두리 속에서 존재하는 문화의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 현행 시행되고 있는 학부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학부제에 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 학부제는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본 토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학부제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이상적인 대안이라 할지라도 현실 속에서 얼마나 잘 들어맞을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는 얼마만큼 준비하느냐가 결정한다. 학부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 많은 준비와 장단점을 고려한 정책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우리 사회가 너무 현실적인 이해관계에 치중하고 있다. 학생들은 현실적인 이해관계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명확히 인식하는 동시에 자신의 일관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학생들이 외부로부터의 조건보다는 자신의 동기를 중시하고 정신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설계해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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