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정표기자 jjpman@
 지난 25일(수)에 만난 정지영(미디어학부) 교수는 복장부터 남달랐다. 영화감독 출신답게 동그란 안경에 길고 덥수룩한 머리, 양복을 입지 않은 캐쥬얼한 복장이다. 그는 2009년부터 영화감독과 본교 교수직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 찍은 안성기·박원상 주연의 영화 <정직의 대가(가제)>는 올해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 교수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소통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단순히 교수말만 듣는 게 아니라 서로 의견을 교류하고 토론을 해야 양 측 모두가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영상을 볼 때 교수와 학생의 관점이 다를 때가 많아요. 그렇다고 교수가 한말이 무조건 옳지는 않아요. 학생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오히려 배울 수도 있죠. 학생들의 참신한 생각을 듣고 영화에 시도한 적도 있습니다” 정 교수의 수업은 영상을 직접 보고 어떻게 봤는지 자유롭게 토론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가끔은 영화감독을 초청해 제작의도를 물어보는 등 강의실 안에서 감독과 관객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기도 한다.

 정 교수는 능동적으로 영상을 받아들일 줄 아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제 인쇄매체를 읽던 시대에서 영상을 보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문이 편집자의 의도에 맞게 활자화 되듯이 영상 역시 그 이면에는 ‘의도’가 숨어있습니다. 일견에서는 영상공부를 ‘딴따라 공부’라며 비난하는데 요즘 시대에 책과 지식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죠. 영상의 홍수 속에서 능동적으로 영상의 ‘의도’를 읽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떤 교수로 남고 싶은지 묻자 그는 사물을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지식은 얼마든지 책에서 얻을 수 있지만 세상을 보는 방법은 강의실에 앉아서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이 사회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럴 시간도 없이 사회가 원하는 대상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을 보면 참 안타까워요. 세상이 ‘창의성’ 있는 인재를 원한다고 하는데, 자기가 진정 원하는 분야에서 일을 해야 창의성이 드러나는 겁니다. 대학시절에는 방황도 해보고 사고도 치면서 자신을 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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