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의대생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던 학교 당국이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진위여부를 조사했고 최종보고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최종보고서가 의과대 상벌위원회로 넘어가 면 징계수위를 결정하는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중대한 사안인 만큼 확실히 조사하려는 학교 측의 의지가 엿보인다. 이제야 비로소 감싸주기 대응이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에서 학교 측이 벗어나게 되었다.

사건이 알려지고, 2달여가 지났지만 학교 안팎으론 여전히 이 문제는 사회적 관심사이다. ‘고려대’와 ‘의대생’이라는 자극적인 주제가 만났기 때문이다. 본교 홈페이지에는 해당학생들을 출교조치하라는 글이 아직도 올라오고 있다. 이런 속에서도 학내 양성평등센터는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캠퍼스 문화 만들기라는 주제로 성폭력 피해 예방 교육을 실시했다. 양성평등센터 측은 학생들 반응이 좋았고 앞으로 다른 단과대에도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뒤늦게나마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을 실시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현재 중요한 건 성희롱 예방교육보다 해당학생들의 징계여부와 수위다. 연세대에서도 작년에 신입생 정기모임에서 한 남학생이 여자 신입생 20여명을 성추행한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었다. 당시 연세대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3개월만에 해당 학생을 퇴학 조치했다. 물론 사안이 서로 다르기에 단순히 비교할 순 없지만, 학교당국의 적극적인 조치는 성폭력 문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세간의 여론을 다독일 수 있었다.

조사위원회의 최종보고서가 나왔지만, 관련 학생들의 후속대응에 따라 징계여부와 수위가 최종적으로 나오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하지만 징계가 늦다고 재촉하지 말자. 지금은 시간은 더디더라도 확실한 조사 끝에 현명한 결정을 내릴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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