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환(rohsh.com)
훤칠한 키에 균형 잡힌 몸매, 감미로운 목소리까지 배우다운 아우라가 멀리서도 느껴진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고, 스스로 자신이 있기에 위축된 적은 없어요. 두려움보단 빨리 부딪히고 일을 더 많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죠” 뮤지컬 배우 채현원(통계학과 01학번)씨에게선 열정이 넘쳐 보였다.

 그는 2004년 <사랑한다면 춤을 춰라>로 데뷔해 올해로 7년차를 맞은 뮤지컬 우다. 그간 <금발이 너무해>, <드림걸스>를 비롯해 크고 작은 뮤지컬에서 주어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주목을 받고있다. 힙합 뮤지컬 <랩퍼스 파라다이스>에선 총 안무감독과 주연을 맡기도 했다. 안무가로서 자신의 이름을 건 방송안무팀도 운영하고 있다. 3월부터는 동서울대 실용무용전공과 강단에 섰고 이번 가을학기부턴 서울예술종합학교 뮤지컬예술학부 강의를 시작했다. 많은 직함이 있지만 “아직은 ‘뮤지컬 배우 채현원’이라 불릴 때 가장 행복하고 편하다”라고 말한다.

 그의 학창시절엔 항상 음악이 있었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 연주를 좋아했고 고등학생 때는 성악 동아리를 했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갔을 때 그가 찾은 건 음악이 아니라 ‘춤’이었다. 프로 댄서로서 실력을 갖추게 된 것도 그 무렵이다. 1학년 때 지인의 소개로 방송댄서를 시작해 조성모, 휘성, 소냐 등의 댄서로 활약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대학생활 4년을 함께한 방송댄스는 뮤지컬 배우로서의 ‘희소가치’로 작용했다. “제가 데뷔할 당시 뮤지컬 배우 대부분은 성악, 연기,발레 전공자였죠. 그에 반해 방송댄스와 대중가요에 익숙한 저는 색다른 색깔을 가진 배우였고 그것을 저만의 장점으로 만들었어요”

 노래와 춤 실력만이 아니라 연기까지 완벽해야 하는 뮤지컬 배우이기에 무대에 오르기까지 겪어야 했던 어려움은 컸다. “연기나 연극을 전공한 배우들은 지금 당장 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미친척 웃으라고 하면 바로 연기를 해요. 하지만 저에겐 창피하고 어려운 일이었어요. 연기를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였기에 깨기 어려운 ‘벽’이 있었던 거죠” 평소 조용한 성격을 가진 그에겐 작은 배역도 소화하기 힘들었다. “저와 반대되는 활발한 성격의 배역을 맡은 적이 있어요. 연출가에게 못하겠다고 말하며 3번이나 울고 나서야 해낼 수 있었죠” 하지만 예술을 전공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는 “오히려 늦게 시작했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저만의 매력을 만들 수 있었어요. 지금은 ‘비전공자인데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희열을 느끼죠”라고 말한다.

 “진화의 반대말은 퇴화가 아니라 무변화”라며 ‘머무르지 않는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채현원 씨. 지금 그는 ‘뮤지컬 배우’와 ‘ 연 출 가’라 는 두 갈래 길에 서있다. “ 두가지 일 모두 좋아 10년 뒤의 제 모습이 궁금해요” 무대 위에서 혹은 무대 뒤에서 자신만의 빛을 발할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