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강남 감독. 사진|김진현 기자
1980년대 한국프로축구가 출범하기전 고려대와 연세대 축구부는 대표팀 선수로 넘쳐났다. 그 중 김강남(체육학과 74학번) 감독은 △차범근(체육학과 72학번) △허정무(연세대 74학번) 등 간판스타들에 가려졌지만 1978년 대통령배 축구대회에서 대표팀 내 최다골인 4골을 기록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김강남 감독은 입학 당시 쌍둥이 축구 형제로 유명했다. 김강남 감독은 김성남(체육학과 74학번) FC서울 2군 감독과 쌍둥이 형제이자 김정남(법학과 63학번) 한국프로축구연맹 부회장의 동생이다. 5남 3녀의 가족 중 남자형제 모두가 축구계에서 활약한 축구가족이다. 김 감독은 현재 3부 리그 챌린저스리그에 속한 서울유나이티드의 감독이자 청담고등학교 교사이다. 또한, TBS교통방송에서 K리그 해설을 맡고 있다.

재학시절 정기전 분위기는 어땠나
“당시에는 양교 모두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했다. 입학 당시 본교에는 차범근 선수가 있었지만 연세대는 김호곤, 조광래, 허정무 등 스타플레이어가 훨씬 많았다. 전문가들도 이기기 어렵다는 평을 내렸지만 재학 4년간 1승 2무(1975년 고려대 운동부가 진해에서 올라오다 버스가 뒤집어지는 사고로 경기가 무산됐다)로 한 번도 진적이 없었다. 경기마다 어떻게 마쳤는지 모를 정도로 긴장감이 컸다”

정기전은 어떤 의미인가
“타대학 선수는 느낄 수 없는 대학 시절의 중요한 경기이다. 개인적으로는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보다 선수생활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정기전 경기결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연세대 신재흠 감독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고려대는 서동원 감독이 잘해주고 있지만 경험적인 면에서 연세대가 유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올 한해 연승을 달리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가 끝나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학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모든 경기가 다 기억에 남지만 1974년 종합선수권대회가 기억에 남는다. 일반팀, 대학팀, 군인팀이 모두 나와 경기를 펼치는 대회였다. 어쩌다보니 결승에서 연세대와 맞붙었다. 2대 2로 비기고 있었는데 경기 종료 직전 패널티킥을 얻었다. 연세대 선수들이 판정에 불복하면서 난장판이 됐다. 결국 경기는 무효처리 됐다”

연세대 선수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승부욕이 강해서 대표팀 동료들도 정기전 경기에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같은 미드필더였던 조광래와 많이 충돌했다. 대표팀에서도 포지션이 겹쳐서 계속해서 경쟁하는 사이였다. 당시에는 군대마다 축구팀이 있어서 나는 해군에서 뛰었는데 광래는 육군에서 뛰어서 군대에서도 라이벌이었다”

고려대 출신이라 기뻤던 적은
“홍콩에서 선수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해외에서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때 즈음 교우들이 하나둘 나타나 도움을 줬다. 특히 홍콩은 교우회가 잘 돼있다.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도와줬다. 홍콩 뿐 만 아니라 원정경기를 가는 곳마다 교우들이 있었다. 고려대만의 장점이다”

정기전을 보러 올 생각이 있는지
“감독과 해설위원으로 오래 있다 보니 정기전이 열릴 때마다 다른 경기가 있어서 못 가 아쉬웠다. 이번에도 못 갈 것 같다”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기를 앞두면 잠도 잘 못자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승패에 집착하면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 이 시기에는 여유롭게 생각하고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 한다. 추억이라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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