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원균김동철 선수. 사진 | 구민지 기자
고대인의 진정한 축제, 정기전이 돌아왔다. 처음 경험하는 새내기들에게  는 그동안 갈고 닦은 응원 실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일 것이고, 이미 정기전의 재미를 아는 재학생에게는 그간 선후배들과 함께 즐겁게 응원도 하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이 아닐까.

이처럼 모든 고대생을 울고 웃게 만들어줄 선수들에게 정기전은 어떤 의미일까? 처음 정기전에 나서는 축구부 김원균(사범대 체교11) 선수와 마지막 정기전 경기를 앞둔 축구부 주장 김동철(사범대 체교08) 선수를 함께 만났다.

 

두 선수 모두에게 정기전은 부담감이 클 것 같다. 어떤 각오로 뛸 생각인가
김동철∣주장으로 경기에 임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축구팀에서도 주장을 했었다. 2008년에는 17세 이하 한국 청소년대표팀 주장으로 세계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매번 내가 주장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이번엔 주장을 맡게 되면서 유달리 부담감도 컸고 맡은 역할을 잘해내는 지 돌아보는 시간이 많았다. 다행히 동료 선수들이 잘 따라줘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같다. 정기전 경기에는 주장으로 경기에 임한다기보다는 한 사람의 선수로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뛸 생각이다. 후회 없는 경기가 이긴 경기라고 생각한다.

김원균∣아직 선발 선수가 결정되지 않아 정기전에서 뛰게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내게 기회가 온다면 배운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임하고 싶다. 축구부 새내기들에게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1학년은 태클을 머리로 들어가는 정신으로 뛰어야 한다’고. 그만큼 누구보다 필사적으로 뛰어야한다는 이야기다. 경기를 뛰게 되면 형들을 따라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첫 정기전은 어땠나.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뛰었나
김동철∣1학년 때는 형들 그늘에 가려 경기를 거의 뛰지 못했다. 고등학생 시절 나름대로 대표팀 주장에 세계대회 경험까지 있었기에 자신감이 넘쳤었다. 하지만 막상 고려대 축구부에 들어오니 선배들의 벽이 너무 높았다. 축구 명문답게 다들 경기력이 좋아 오히려 내가 뛰면 민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게다가 당시 정기전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서 결국 경기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기를 못 뛰어 속상하기보다는 형들이 잘해서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경기를 해봤을 텐데, 연세대 축구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원균∣고등학교 때 연세대와 경기를 한 적이 있었다. ‘축구하면 연세대’라는 말이 있었기 때문에 열심히 해서 연세대에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고려대로 진학한 것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고 확신한다. 축구 실력은 연세대보다 전통 있는 고려대가 월등하다고 자부할 수 있다.

김동철∣솔직히 말하면, 나도 연세대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연세대가 좋아서가 아니라 연세대에 가면 1학년 때부터 경기를 뛸 자신이 있었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도 연세대와 경기를 하면 항상 이겼고 좋은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저 형들은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정기전에서의 응원소리는 선수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김동철∣U리그와는 달리 관중들이 많이 와서 지켜봐주고 응원해주기 때문에 각오가 달라진다. 선수끼리 외로운 시합을 할 때도 물론 열심히 하지만 관중이 많으면 훨씬 즐겁고 책임감도 커진다. 심지어 작년엔 연세대 응원소리까지 우리를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신나게 경기장을 뛰어다녔다. 학생들이 응원가를 불러줘 사기가 올라가는 것도 우리가 경기를 잘 풀어나가는 것도 좋았다.

김원균∣옆에서 말하는 소리가 안 들릴 정도로 응원소리가 크다고 들었다. U리그의 중요한 경기에서 이기면 감독님과 함께 정말 기뻐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과 함께 기뻐한 적은 없다. 관중석을 꽉 채운 학생들과 함께 뱃노래를 함께 부르며 승리를 만끽하고 싶다.

연세대와는 다른 고려대만의 장점이 있다면
김원균∣고려대는 경기 중 점수가 뒤쳐져도 지치지 않는다. 경기를 앞두고 늘 선배가 후배에게 ‘다른 대학팀보다 월등히 잘한다고 말할 순 없어도 우리가 절대 지지는 않는다’라고 말하며 의지를 북돋웠다. 그래서 실점을 하며 경기를 시작해도 왠지 역전승할 거라는 확신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역전승을 거두는 게 저력이다. 그럴 때 마다 ‘이게 바로 고대 축구부구나’하고 느낀다. 또 다른 장점은 고대 축구부는 가족 같은 분위기다. 덕분에 힘든 경기일수록 서로 다독이며 어려운 순간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었고 언제나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김동철∣관중은 물론이고 선수에게도 이기는 경기는 항상 즐겁다. 고려대에 있으면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상대팀이 힘들 뿐(웃음). 이번 정기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지옥훈련을 했다. 축구부는 정기전에 대비해 훈련기간으로 9주를 잡았다. 첫 3주간은 정말 혹독하게 훈련을 받았다. 비 오는 날에 야외에서 5시간 씩 훈련을 받은 적도 있다. 체력 좋기로 유명한 고려대 선수들도 지칠 정도로 많은 준비를 한 만큼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정기전에서 멋진 경기를 보여줄 거라고 기대하는 학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김원균∣경기장 많이 찾아오셔서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뱃노래도 같이 부르고(웃음).

김동철∣ 마지막으로 주장으로서 부탁드리자면, 앞으로 정기전이 아닌 경기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다른 경기들도 정말 한 경기, 한 경기 재밌게 펼쳐나가고 있다. 학생들의 관심이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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